‘빛바랜’ 외식업 매출 100조원 돌파

2024-04-05 13:00:48 게재

‘가격인상’으로 작년 9%↑

가성비 ‘체인식당’만 호황

유로모니터 소비동향 분석

지난해 국내 외식업 매출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식 거래량은 3% 느는데 그쳤지만 가격인상 효과로 금액으론 9%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사상 첫 100조원 돌파라는 신기록에도 빛이 나지 않는 이유다.

4일 글로벌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2023년 소비자외식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외식업 매출액은 2022년 대비 11.4% 늘어난 3조달러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전년대비 7.8% 늘었다.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외식업 소비지출이 증가해 대부분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이 기간 한국 외식업 매출도 전년대비 9% 증가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코로나 대유행전 시장규모 99조원을 뛰어 넘었다. 유로모니터 측은 그러나 “한국 외식업이 성장했다고 말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한국 외식업의 거래량은 지난해 3.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세계 외식업 거래량 성장률의 절반 (7.8%)에도 못 미친다.

또 국내 외식업 연평균 성장률은 1%대로 코로나 발생 전 3개년(2016~2019년) 연평균 거래량 성장률 5% 보다도 낮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한국 외식업 매출액 성장률은 소비자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비롯된 것이 아닌 외식 메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로 풀이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사먹었다기 보단 메뉴가격 인상으로 매출이 늘었다는 얘기다.

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전문점’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전문점들 매출액 성장률은 2022년 22%, 2023년 30%를 각각 기록했을 정도다. 고물가시대 평균 3만~4만원대 가격대에서 다양한 메뉴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는 게 유로모니터 측 분석이다.

카페시장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일단 고성장세가 꺾였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저가 커피 매장 성장에 힘입어 2021~2022년 매장수와 거래량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 사이 지난해 동일상권 내 경쟁 심화로 매장당 매출액 성장률은 11%로 전년(15%)대비 소폭 감소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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