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사태’ 권도형 미국 송환에 무게

2024-04-06 13:09:24 게재

인도국 결정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 손에

권씨 관련 재판 한국-미국 동시 진행 중

‘테라·루나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이 무효화 되면서 미국으로 인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권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내면서 “범죄인 인도 허가 및 우선순위 결정은 법원이 아닌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간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여러 차례 권씨가 미국으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그의 미국행이 높게 보이고 있다.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동일인의 범죄인 인도를 놓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인 인도 허가와 우선순위 결정은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지 고등법원은 범죄인 인도 요청 요건 충족 여부만 다시 판단하고 최종 송환 결정은 법무부 장관이 하게 됐다.

판결 직후 현지 법무부는 성명을 내고 “대법원 판결로 법무부 장관만이 권씨를 어느 국가로 인도할지 결정할 법적 권한이 있는 유일한 당사자임이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밀로비치 장관은 지난해 11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여러차레 권씨의 미국행을 희망한 바 있다.

현재 권씨 관련 재판과 수사는 한국-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2월 권씨와 코인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가상자산 증권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뉴욕 연방 검찰은 이들을 사기와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서는 배심원단이 권씨과 테라폼랩스가 투자자를 속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

한국에서는 테라폼랩스 공동창립자 신현성씨와 임직원들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 혐의 재판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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