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일본에 35조원 투자

2024-04-19 13:00:03 게재

아마존 20조원, 오라클 10조원 데이터센터 신·증설 계획

"미중간 대립·생성AI 시장 확대속 일본시장 중요성 부각"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일본 투자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아마존과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이 올해 들어서만 일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이 35조원을 넘어선다. 일본 언론은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시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이 생성AI 확산에 맞춰 일본에 4조엔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데이터 주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새프라 캣츠 오라클 CEO는 18일 도쿄에서 가진 사업설명회에서 향후 10년간 일본에서 80억달러(약 1조2000억엔)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새프라 캣츠 CEO는 이날 “개인정보 보호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와 기업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일본은 최근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경쟁력있는 기업들 안에서 수요가 많다”고 투자 확대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라클은 현재 일본내 도쿄와 오사카 2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증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급성장하는 생성AI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일본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8년까지 현재의 1.4배 수준인 24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에 앞서 아마존 등 다른 미국 IT기업도 일본내 데이터센터 확충 및 신설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올해 1월 2027년까지 5년간 데이터센터 증설에 2조2600억엔(약 2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기시다 총리의 방미에 맞춰 2025년까지 4400억엔(약 3조9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일본 데이터센터 투자는 관련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생성AI에 필요한 GPU의 구동을 위해서는 대량의 전력을 소비해야 한다”며 “2050년 일본내 전력소비는 2021년 대비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다른 중소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도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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