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갓 딴 채소, 아삭!

2014-05-16 14:01:28 게재

도심 속 밭 한 뙈기의 행복, 주말농장

파주시 금촌동, 그린파주주말농장을 찾아서

흙 밟을 일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주말농장은 더 없이 반가운 곳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자연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고
건강한 수확의 기쁨과 아울러 가족, 또는 이웃과 함께 사람 사는 정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르른 5월, 파주시 그린파주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주말 오전, 파주시 금촌동 그린파주주말농장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많은 수의 자가용들이 들어섰다. 주말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기 위해 찾은 이들이다. 나이 지긋한 노부부에서부터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젊은 부부, 그리고 건강한 여가생활을 위해 찾은 싱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는 파주시 그린파주주말농장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대규모 주말농장(48,115㎡)이라는 특성 덕분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해 1월 파주시홈페이지를 통해 임대공고를 내 지역주민에게 분양되는데 올해는 1구좌에 16.5㎡씩 총 1700가족에게 분양돼 지난 3월 29일 개장식을 가진 바 있다. 
도심 속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 외에도 1년에 1구좌당 임대료 3,840원만 내면 된다는 경제성과 함께 농장 내에 휴게시설, 관수시설, 농기구 대여소, 농자재 판매소 등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아직 개장 후 한 달 반 남짓한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밭 이곳저곳은 푸르른 작물들로 풍성한 모습이었다. 



“직접 기른 쌈채소로 고기 구워먹으며 재미나요”

황종식(70)씨는 며느리와 손주들과 함께 주말농장 텃밭을 찾았다. 황씨네 텃밭 바로 옆에는 며느리의 친정언니네 텃밭도 자리하고 있어 주말이면 이곳에서 사돈 식구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텃밭농사를 하곤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울려 자연 속에서 신나게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텃밭 가꾸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황씨는 이곳에서 텃밭 농사를 지은 지 5년째다. 짧지 않은 경륜만큼 그의 텃밭은 고추, 상추, 강낭콩, 감자 등 각종 작물로 꽉 찰 정도로 실하고 풍성하다.
이날은 가을에 먹을 고구마를 심으러 왔다. 매해 텃밭 한 구좌의 반 정도만 심어도 고구마 20kg 정도가 수확될 정도로 풍족하단다. 가을에는 배추와 무를 심을 계획이다. 황씨는 매해 이곳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김장김치 100포기 이상을 담그고 있다고 했다. 
요새는 쌈채소 뜯어 먹는 재미가 좋다. 이들 가족은 종종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텃밭에서 갓 뜯은 신선한 쌈채소와 함께 고기를 구워 먹는 소소한 재미와 행복도 누리고 있단다.




“한 번 다녀가면 일주일치 채소가 충분해요”

이서현(38)씨는 언니 이은하(47)씨와 6살짜리 조카와 함께 주말농장을 찾았다. 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 농사 일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는 이씨. 그는 평소 먹는 야채 반찬을 내 손으로 직접 기른 신선한 유기농 채소로 만들고 싶어 텃밭농사를 시작했다.
이씨는 현재 파, 청양고추, 꽈리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가지, 감자, 고추, 치커리, 샐러리 등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씨의 밭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파는 특별히 시골 부모님 밭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이란다. 
“도시에서 잘 보기 힘든 조선파는 흙에 심어만 놓으면 매해 죽지 않고 자라나서 참 좋아요. 대파는 겨울에는 죽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조선파를 부모님 밭에서 뿌리째 뽑아왔죠.”
이씨는 요새 매주 농장에 나와 쌈채소를 뜯어 가곤 한다. 한 번 뜯어 가면 일주일동안 두고 먹기에 양이 충분하단다.
“시중에서 파는 채소와는 확실히 맛이 달라요. 향이 훨씬 진하고 맛있어요.”
그는 주변의 친지들과 지인들에게 “채소 필요하면 여기 와서 직접 뜯어가라”며 넉넉한 인심과 정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가꾸는 텃밭,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임상기(67), 김미자(54)씨 부부는 8살, 6살, 4살의 손주들을 데리고 주말농장을 찾았다. 임씨 부부는 지난 3월 파주시에서 매해 분양하는 그린파주주말농장의 텃밭을 분양받아 처음으로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무농약 채소를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텃밭.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성을 쏟다보니 지금은 여느 밭 부럽지 않게 각양각색의 작물들이 자그마한 밭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현재 토마토와 가지, 오이, 호박, 고추, 약콩 등은 물론이고 요새 한창 뜯어먹기 좋은 쑥갓, 상추, 치커리, 비타민, 신선초와 같은 쌈채소 등 다양한 작물들을 키우고 있다.
주말에는 아들, 며느리, 손주들과 함께 텃밭에 들르곤 한다는 이들 부부는 주중에도 텃밭이 궁금해 자주 들르고 있다고 했다.
김미자씨는 “텃밭농사는 처음이지만 심어 놓은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어 자주 온다”며 “기른 채소들을 3번 정도 따 먹어봤는데 햇볕 받고 자란 거라 그런지 확실히 아삭하고 신선한 맛이 있다”고 했다. 또 김씨는 “쌈채소는 여기 풍부하니 이제 고기만 사서 먹으면 된다”는 웃음 섞인 말도 덧붙였다.


* 주말농장 문의: 파주시 농업진흥과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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