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성돌 174개 페인트에 오염

2014-09-18 10:27:00 게재

서울시, 내년 5월까지 제거 … 12월 공사업체 모집 예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한양도성 성돌 170여개가 페인트칠과 철재 사용으로 인한 녹물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최대한 화학적 세척을 피하는 방식으로 성돌 오염물질을 제거할 계획이다.
 


<페인트와 녹물로 오염된 한양도성 성돌 서울시는 한양도성 12.845㎞ 구간에서 성돌 174개가 페인트칠과 철재 사용 등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훼손됐다고 18일 밝혔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7∼8월 두 달간 인왕산 백악산 남산 낙산 4개 구간 12.854㎞에서 성돌을 전수 조사한 결과 174개가 인위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일부 성돌이 페인트 낙서와 녹물 등 각종 이물질 등으로 오염돼 도성 경관을 훼손하고 있고 이에 따른 주민민원도 많았다"며 "한양도성 보존과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성돌 오염 물질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오염 원인별로는 페인트 및 락카칠 오염이 119개, 철재 시설 녹물 오염이 55개였다.

갖가지 색깔의 페인트를 돌에 칠해놓거나 락카로 글자나 숫자를 써놓은 경우가 많았고, 철재 구조물에서 나온 녹물은 십여 개의 돌을 한꺼번에 오염시킨 경우도 있다.

지역별로는 성곽이 마을을 지나가 통행 인구가 많은 낙산 구간에서 107개가 발견됐고, 남산(40개), 백악산(20개), 인왕산(7개)에서도 오염된 성돌이 나왔다.

시는 이번 조사대상에서 탁본용 먹물과 대기오염 물질로 훼손된 성돌을 일단 제외했다.

시는 "오염원 제거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성돌에 물리적, 화학적 훼손을 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복원이 시급한 성돌부터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성돌 오염 물질 제거를 위해 국비와 시비를 합쳐 4억원을 쓰기로 했다. 시는 화학 약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로 하고, 문화재청의 승인이 나오면 12월쯤 공사 업체를 모집할 예정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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