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혁명시대 도래 ②

인터넷쇼핑 저물고 모바일이 뜬다

2015-03-17 10:11:48 게재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척척 … 오픈마켓 30% 홈쇼핑 20%까지 점령

주부 김진순(41)씨는 최근 모바일 쇼핑에 푹 빠져 있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생활용품부터 패션용품, 신선식품까지 실시간 쇼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쇼핑 알림 서비스를 통해 업계 최저가 제품을 구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모바일 부문 취급고가 2배 이상 성장했다. 2013년(3050억원) 보다 109.9% 증가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9.0%에서 2014년 20.0%로 11%포인트 증가했으며 인터넷 쇼핑(18%)를 넘어섰다. 사진 CJ오쇼핑 제공


모바일이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으로 쇼핑하던 시대가 저물고 손안에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규모는 지난해 45조원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17.5% 늘었다. 증가율면에서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5조원에 육박하며 2배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총 14조8090억원으로 전년(6조5600억원)에 비해 125.8%나 증가했다.

또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22조4600억원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PC를 이용한 인터넷 쇼핑은 29조7900억원으로 전망돼 2013년 33조7700억원, 지난해 31조9600억원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 모바일 쇼핑 격전지 = 쇼핑 패러다임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오픈마켓이 가장 큰 유통 격전지로 떠올랐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커머스 모바일 거래액은 2조8500억원, 오픈마켓 모바일 거래 예상액은 4조5200억원으로 추정됐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방문자 수(UV) 순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실속은 오픈마켓이 챙긴 것이다.

현재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G마켓 35%, 11번가 32%, 옥션 30%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 1위 G마켓은 모바일 부문에서 11번가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미국 이베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투자 확대를 주문한 만큼 모바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지난달부터 서울시내 40여대 버스에 와이파이 중계기를 설치하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등 모바일 쇼핑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모바일 비중이 2012년 3%에 불과했지만 2014년 33%까지 급증했다. 옥션도 2013년 3%초반이었던 것이 2014년 30%까지 늘었다.

11번가도 지난해 모바일 쇼핑거래액이 30%를 차지했다.

특히 11번가 패션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2월 28%에서 2014년 12월 55%로 크게 성장했다.

출산유아용품도 2013년 모바일 매출 비중은 30%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55%로 절반을 넘기더니 올 초에는 69%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쇼핑은 패션 잡지를 손바닥 안으로 옮겨 놓은 것처럼 꾸며 보기가 편해졌고 원하는 상품은 즉시 구매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환경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는 등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모바일 쇼핑시장이 유통업계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모바일로 젊은 고객 유입 = 모바일 쇼핑의 총성없는 전쟁터 중 하나가 홈쇼핑이다. 홈쇼핑의 주력 채널이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향후 업계 판도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전체 취급고 가운데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여기에 경쟁사보다 모바일 시장에 늦게 뛰어든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GS샵의 지난해 모바일 취급고는 7348억원이었다. 2013년 2788억원보다 무려 163.6%나 증가했다. 전체 취급고에서 모바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1.3%로, 홈쇼핑업계중 가장 높다. 이미 인터넷 쇼핑(18.5%)를 뛰어 넘었다.

CJ오쇼핑 역시 지난해 모바일 부문 취급고가 2배 이상 성장했다. 2013년(3050억원)보다 109.9% 증가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9.0%에서 2014년 20.0%로 11% 증가했으며 인터넷 쇼핑(18%)를 넘어섰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의 파죽지세 성장에는 젊은 고객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40대 이상 고객이 주를 이루던 홈쇼핑 업계에 모바일을 통해 유입된 20~30대 젊은 고객층이 전체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시장에 늦게 뛰어든 현대홈쇼핑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3.8%에 그쳤던 모바일부문 비중은 2014년 10.1%로 두자릿수를 넘어섰으며 모바일 취급고도 지난해 29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3.1% 성장했다.

롯데홈쇼핑의 모바일 매출액도 지속적인 성장세다. 지난 2012년 5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3년에는 1800억원으로, 2014년에는 48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모바일 쇼핑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에 비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을 뿐만 아니라 반응속도가 빨라 모바일 기기에 친숙한 20~30대의 젊은 고객에게 더욱 다가갈 전망이다.

◆대형마트도 모바일 강화 = 대형마트의 모바일 매출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롯데마트의 모바일 매출은 지난 2012년 전체에서 비중이 2%에 불과했으나 2014년엔 21.2%를 기록했다. 더불어 롯데마트 모바일앱은 2012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말 다운로드 100만 건수를 돌파했다. 모바일 서비스 시작 초기보다 앱 다운로드 수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마트몰 경우엔 모바일 부문 매출액이 2012년 57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2014년 1500억원으로 뛰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은 1%에서 25%로 커지면서, 최근 3년새 모바일이 주축으로 올라선 흐름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불황과 영업규제로 대형마트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모바일 쇼핑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모바일 시장이 전년도보다 70%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형마트 간 모바일 전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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