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산업·유통업계 직격탄

2015-06-08 10:43:23 게재

유통업계 주말 매출 큰폭으로 떨어져 … 2·3분기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산업·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6일 매출은 지난해 7일(같은 토요일)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 1∼6일 매출은 전년 동기(같은 월∼토요일)에 비해 5% 하락했다

마스크 쇼핑 7일 서울지역 한 대형 할인점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쓴채 쇼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현대백화점도 6일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0.9% 하락했으며 1∼6일 매출 역시 전년에 비해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도 1∼6일 매출이 전년에 비해 8.7%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이마트는 1∼6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메르스 주요 발생 지역인 이마트 평택점은 20%이상 크게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1∼6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하는 대신 온라인 주문은 폭주했다.

이마트몰은 1~6일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59.5%나 증가했다. 롯데마트몰의 매출도 6일 전주(지난달 30일) 대비 4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들이 간단한 음료와 먹거리를 구매하기 위해 동네 슈퍼마켓과 편의점으로 몰려 '동네가게'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출을 삼가는 대신 온라인몰이나 동네 상점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는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각종행사 취소 속출 =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2015 농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이 10~13일 열릴 계획이었지만 메르스 확산 추세가 꺽이지 않아 취소됐다.

코트라가 9~11일 서울에서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대규모 엔지니어링ㆍ건설 상담회를 개최하는데 호주와 우즈베키스탄 2개사가 "참석을 취소한다"고 통보해 왔다. 이 상담회에는 37개국 64개 기업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제계는 많은 인원이 모이는 사내외 행사를 취소하는 등 자제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5일 오후 예정된 IoT(사물인터넷) 설명회를 취소했다. 전경련과 국방부도 8일 평택2함대 방문과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 바이어와 직접 접촉하고 현지 출장을 가야 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회의가 연기 또는 취소되거나 출장이 미뤄지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계는 △중동지역 출장자제 △출장 중 농장과 동물 접촉 금지 △방문 이후 14일 이내 증상 발생시 의료기관 진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메르스 대응 지침을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국내에 예정돼 있는 선주 미팅과 기술 미팅에 대해 선주측에서 연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조선업체 설명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메르스 확산으로 여행 관광 음식 숙박업소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바로 진정되지 않으면 2ㆍ3분기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교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0.9%에서 0.5%로 낮아질 수 있다"며 "정부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위생용품 가격 인상 '꼼수' = 메르스 방지를 위해 각 기업에서는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쇼핑 카트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의 청소와 소독 횟수를 평소보다 2배 이상 늘리고 곳곳에 손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고 있다. 또 작업장 근무자와 시식 사원은 100%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고 위생용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G마켓의 경우 1일을 기준으로 2일에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가 각각 1115%와 2853%나 급증했다. 3일에도 1461%와 3723%로 크게 늘어났다.

마스크 제품 중 유한킴벌리의 '식약청 인증 황사마스크 KF80(1개)'는 2일 이전 최저가는 950원이었다. 하지만 3일 11번가에서는 1120원으로 치솟았고 인터파크 1310원, G마켓 1370원, 옥션 1440원으로 4개 업체 평균 1310원으로 360원(37.9%)나 뛰었다.

같은 회사의 '덴탈마스크(50매)' 제품도 2일 이전에는 5340원이었던 최저가가 2일에는 5600원(4.9%)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구매가 본격화된 3일 G마켓과 옥션에서 각각 6790원(1190원↑), 5940원(34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외국계 제품인 '3M 8822 1급 방진마스크'는 5월 26일 이전에는 530원 정도에 형성됐던 가격이 같은 달 26일 이후 1440원으로 910원이나 올랐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가격 결정권은 판매자에게 있다"며 "판매자들이 대목을 맞아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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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 산업팀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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