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 파주 본사 오픈한 ‘바늘이야기’ 송영예 대표

“취미에 깊이와 열정 더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요”

2015-08-28 14:30:58 게재

핸드메이드 공예 산업의 전망 밝아, 손재주 있는 주부들 도전해볼 만

바늘 하나로, 실 하나로 대박을 터뜨린 사람, 주부에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변신한 인물. 늘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이런 거창한 수식어보다 우리 옆집에 살던 이웃으로 아마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주엽동에 작은 공방을 차려 놓고 이웃들에게 한 코 한 코 뜨개질을 가르쳤던 그 사람, 바로 ‘바늘이야기’의 송영예 대표다. 손뜨개 전문 쇼핑몰과 매장을 운영하며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한 ‘바늘이야기’는 파주에 새로운 사옥을 마련해 이전해 왔다. 본사이자 물류창고이며, 오프라인 매장으로 활용될 파주 사옥에서 반가운 얼굴 송영예 대표를 만났다.



일산은 ‘바늘이야기’가 태어난 곳
1998년 두 딸의 작은 방에서 그는 ‘바늘이야기’를 시작했다. 컴퓨터 한 대를 놓고 그곳에서 바늘과 실을 파는 쇼핑몰을 운영하며 ‘바늘이야기’를 키웠다. 첫 번째 매장은 화정동에 있는 세이브존으로 작은 공간에서 뜨개질 수업을 하며 실과 바늘, 도안 등을 팔았다. 겨울엔 매출이 좀 됐지만 여름엔 매출이 좋지 않아 쫓겨나다시피 해 두 번째로 오픈한 곳이 주엽동 매장이다.
주엽동 매장을 운영하며 그는 ‘바늘이야기’의 성공가능성을 확신했다. 쇼핑몰과 매장 운영에 대한 경험이 깊어질수록 “이 일은 내가 꼭해야 한다, 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매장을 확장해 서울로 진출했다. 당시 주엽동 매장의 여덟 배가 넘는 월세를 낼 각오를 하며 감행한 일이었다. 그의 확신대로 그 후 ‘바늘이야기’는 17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이 됐다.
전국에 60여개의 체인점이 있으며 손뜨개와 관련된 이론과 기술교육을 하는 ‘바늘이야기’ 학원도 운영 중이다. 그곳에서 전문 강사와 디자이너를 배출하며 ‘제2의 송영예’를 꿈꾸는 이들의 창업도 지원하고 있다.
일산은 ‘바늘이야기’의 고향 같은 곳이다. 파주 신사옥으로 이사를 하면서도 낯설음보다 친근함이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란다. 1993년 주엽동으로 이사를 와 살며 근처 경로당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어깨너머로 뜨개질을 배웠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고 한다.
“제가 뜨개질을 하게 된 것은 태교를 위해서였어요. 아이들 옷을 만들며 뜨개질의 매력에 빠졌고 ‘바늘이야기’까지 시작하게 됐죠. 일산에서 두 아이가 다 태어났고 ‘바늘이야기’까지 태어났으니 일산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랍니다.”



소박한 꿈을 차근차근 키워가는 지혜
‘취미를 창업으로, 창업을 성공으로’는 많은 이들이 꿈꾸는 로망이다. 특히 손재주 있는 주부들은 그의 성공 사례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송 대표가 처음 창업할 때와 지금의 환경은 현실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는 대박을 꿈꾸기보다 소박한 꿈을 차근차근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꿈을 원대하게 가지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꿈이 너무 크면 도전하기가 어렵고, 좌절도 크게 따라올 수 있으니 단계를 밟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대표 또한 ‘바늘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오늘날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저 매순간 중요한 선택에 결단력을 발휘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결과가 오늘의 ‘바늘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박 성공을 꿈꾸지 않는다면 손재주를 이용한 핸드메이드 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것이 송 대표의 견해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하고 로봇이 등장해도 사람 손으로 만든 물건을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핸드메이드만이 낼 수 있는 고유의 맛과 멋, 그리고 정성은 결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비단 뜨개질뿐만 아니라 자수나 퀼트 같은 핸드메이드 공예산업은 큰 기복 없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송 대표는 취미를 취미로 끝내지 말고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라고 당부한다.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넓은 것보다는 깊이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고, 깊이 있는 단계에 들어서면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성공가능성을 발견하고 확신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 단계에 이를 때까지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노력하는 열정이 있다면 취미를 창업으로, 창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협력으로 성장하는 기업

바늘이야기 파주 사옥의 이름은 ‘바람뜰’이다. 회원 공모로 지은 이름인데 ‘바늘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뜨개하는 공간 뜰’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바람이 머물다가는 뜰’이라는 뜻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그 ‘바람을 이뤄가는 뜰’이 되길 희망하는 송 대표의 마음도 담겨있다.
바람뜰은 쇼핑몰에서 운영하는 도서와 뜨개질 관련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방문 구매 고객에게 10~20%의 가격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카페도 운영하는데 그곳에서 함께 모여 차를 마시고 뜨개질을 하는 공간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모임이나 강습,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바늘이야기’는 60여개의 체인점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개인의 능력보다 60여개 체인점을 운영하는 대표들이 함께할 때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모여 내는 에너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그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기업으로 ‘바늘이야기’는 성장하고 있었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497-114
문의 1544-1334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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