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요리하는 남자 ‘고요남’ 한티역점_한우 물회부터 고인돌 갈비까지 이색 별미

2015-10-22 21:48:31 게재

부모님을 모시고 갈만한 외식 장소를 물색하던 중 집 근처에 새롭게 문을 연 고기집이 눈에 들어왔다. 고기 요리하는 남자, ‘고요남’이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고기를 구워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롭게 식사하기에도 적당하리란 생각에 주저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 한 가득
고요남 한티역점의 첫인상은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일반적인 고기집의 분위기보다 차분하고 정적인 한정식 느낌이 들면서도 감각이 더해진 퓨전 고기집이다. 독립된 룸이 없어도 탁 트인 홀에 10여 개가 넘는 테이블석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모임이나 지인들과 식사를 하기에 부담이 없다.
이름도 생소한 한우 물회(27,000원 2~3인 분) 메뉴에 이끌려 들어왔으니 일단 이색 별미부터 주문한 뒤 음식을 기다리고 있자니, 아기자기한 도자기 접시에 담긴 밑반찬과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쇠고기 무국이 먼저 나왔다.
마치 주전부리처럼 젓가락이 가는 양파고기 볶음은 보기보다 매콤해서 식전 입맛을 당긴다. 얼얼한 입맛을 다독여주는 쇠고기 무국은 시원하면서도 고기 육수의 진한 여운이 제법 오래 간다.



놋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한우 물회
드디어 ‘고요남’의 대표 메뉴, 우둔살 한우 물회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게감 있는 놋그릇에 담겨 나온 이유가 궁금해 물으니,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물회 위에 얹어진 ‘삼’은 건강하고 값비싼 고명이다. 차가운 성질이 강한 한우와 따뜻한 성질의 삼이 어우러져 음식 궁합을 맞춘 것이리라.
부드럽고 연한 한우 육회와 오이 등을 얇게 채 썬 채소가 들어간 한우 물회는 새콤달콤한 슬러시 육수가 일품이다. 한우의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어 일반적인 물회와는 또 다른 맛이다. 소면과 밥이 곁들여져 나오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넣어 먹어도 좋지만 한우 물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그대로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겉보기엔 평범한 육수지만 과일을 주재료로 한 육수에 수제 고추장을 넣어 20시간 숙성시킨 것이 맛의 비결. 옆 테이블은 무얼 먹나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고요남의 또 다른 대표 메뉴인 고인돌갈비를 사이에 두고 웃음꽃이 피어난다. 게다가 놋그릇 술잔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주거니 받거니 하니, 놋수저에 놋그릇 물회, 놋그릇 술잔까지 고요남의 특별한 음식문화가 느껴졌다.


두 가지 맛 즐길 수 있는 고인돌갈비
고요남의 또 다른 대표 메뉴인 고인돌갈비(39,000원 2~3인 분/59,000원 4~5인 분)는 놋그릇 냄비에 담겨져 나오는 거대한 뼈 갈비다. 기본 맛과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으며 직원이 직접 뼈를 발라내 먹기 좋은 크기로 고기를 잘라주기 때문에 고기를 구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부추와 파 등을 수북하게 얹은 뒤 화력을 높이면 어느새 채소가 익어 고기 육즙이 배어들고, 갈비 한 점에 부추를 얹어 매콤 달콤한 간장 소스를 찍어 먹으면 고인돌갈비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매운 맛을 선택한 만큼 먹다보면 은근히 입 안이 얼얼해져온다. 이럴 땐 밑반찬으로 곁들여져 나온 쇠고기 무국을 먹는 것이 최선. 하지만 치즈볶음밥(4,000원)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고소한 피자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볶음밥을 보고 있으면 은근한 칼로리 걱정은 온데간데없고 입안은 어느새 군침이 가득해진다. 치즈를 뺀 볶음밥(2,000원)도 있으니 기호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한 끼 식사를 즐기기에도, 지인들과 술 한 잔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은 이색 맛 집. 한티역에 문을 연 고요남이 반갑기 그지없다.

위치 강남구 대치동 936-16(한티역 2번 출구 롯데백화점 강남점 주차장 인근)
영업시간 오전 11시 40분 ~ 새벽 4시(연중무휴)
주차 가능
문의 02-556-0850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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