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열사' 이한열 피격자리에 추모동판

2016-06-09 11:05:47 게재

새로 수집된 유물도 공개

'1987년 6월 9일 오후 5시. 당시 연세대 2학년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 곳, 유월민주항쟁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29년 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자리에 추모 동판(오른쪽 사진)이 설치됐다. 연세대학교 정문 왼쪽 기둥에서 약 1.9m 떨어진 네번째 보도블록이 박힌 자리다. 동판 설치를 주도한 이한열 기념사업회는 그가 쓰러진 정확한 지점을 찾기 위해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 사진 등을 동원한 고증작업을 벌였다. 마름모 모양의 동판에는 이 열사를 기리는 문구와 이 열사가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하던 당시 친구가 그려준 장미꽃 그림이 함께 새겨졌다.


이 열사는 1987년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6·10 국민대회' 전날 연세인 결의대회 도중 경찰이 쏜 직격 최루탄에 뒷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연세대 학생 이종창씨가 피 흘리며 정신을 잃은 이 열사를 부축한 모습을 찍은 사진은 다음 날 미 뉴욕타임스 1면에 실렸다.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6월 10일 국민대회에 24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고, 이른바 넥타이 부대까지 전두환 정권 타도 시위에 가세하며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 조치 이행을 약속하는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6월 항쟁의 불꽃을 지폈던 이 열사는 한달여 동안 사경을 헤매다 그 해 7월 5일 22살의 나이에 사망했다. 같은 달 9일에 치러진 장례식날 서울광장에 100만 인파, 전국적으로는 160만명이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추모 29주기를 맞아 9일에는 동판 제막식과 추모문화제도 열린다. 6월항쟁 등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고귀한 슬픔' 갈라콘서트 및 86학번 동기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 공연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신촌로터리에 위치한 이한열 기념관에서는 특별기획전을 개최중이다. 영정사진 속에서 이 열사가 입고 있던 털조끼, 당시 상황을 취재했던 기자로부터 돌려받은 이 열사의 성적표 등이 새로 공개됐다. 이 열사가 쓰러지는 장면 사진을 바탕으로 최병수 작가가 제작한 판화 원판(왼쪽 사진)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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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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