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입고 생존수영 배우는 나라 한국뿐"

2016-07-26 10:57:54 게재

"생존수영 교육이 느는데, 익사자는 왜 줄어들지 않을까요." 대구광역시 교사대상 생존수영 교육에 참여한 한 교사의 질문이다. 생존수영 강의를 진행한 함경수 인천대학 교수는 "세계에서 구명조끼를 입혀서 생존수영 교육을 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물놀이 사고 익사자 중 57%가 수영미숙과 안전부주의로 목숨을 잃었다. 위기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결과다. 선진국가들은 생존수영 교육을 어떻게 할까?

영국의 경우 초등체육과정에 수영을 의무 편성했다. 25m이상 수영을 능숙하게 해야 한다. 수영교육의 핵심은 스스로구조(self-rescue)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독일역시 초중등과정 체육시간에 수영을 의무화했다. 초교 2.3학년은 수영을 36시간 이수해야 한다. 수영수업 마지막은 인명구조 시험에 합격을 해 자격증을 받아야 수업을 완료한다.

프랑스도 '독립적 수영'이 교육목표다. 구명동의 등 어떠한 도움없이 15m 이상을 수영해야 한다. 스웨던은 11세부터 수영을 시작, 200m 이상을 수영하는 게 목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3182명이 익사로 목숨을 잃었다. 한 해 평균 636명에 달하는 수치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도가 485명으로, 서울 308명보다 훨씬 많다.

익사자 수치도 정확하지 않다. 국민안전처가 제시한 익사자 자료는 더 황당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익사자 수를 2459명으로 잡았다. 부처간 익사사고 집계는 더 들죽날죽한다.

학교밖 청소년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의 경우 익사자 현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익사자 사고 원인이나 관련 통계조차 없다.

문제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생존수영 열풍에도 익사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확한 장소나 사망원인, 월별 분석이 없다보니 확실한 예방대책을 세울 수도 없는 현실"이라며 "잘못된 생존수영 교육방법을 바로 잡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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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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