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공공기관 '벽면·옥상녹화' 눈길

2016-08-25 10:33:49 게재

노원구 "실내온도 13도까지 차이"

도로변·아파트 방음벽·옹벽도 변화

처서가 지나도록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 벽면과 옥상을 녹색으로 바꾼 사례가 눈길을 끈다. 녹화작업을 끝낸 공간은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해 최대 11도까지 온도가 낮다는 조사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는 6월 중계2.3동과 상계2동, 상계3.4동, 상계10동 주민센터와 노원정보도서관, 어린이도서관에 녹색커튼을 조성했다. 녹색커튼이 폭염에도 실내온도가 최대 13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는 남향인 공공건물 외벽에 녹색 옷을 입혔다.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아끼고 심신 안정 효과를 얻는다는 목표로 추진했다. 지난 6월 중계2·3동 상계2동 상계3·4동 상계10동 주민센터와 노원정보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벽면을 녹색으로 바꿨다. 태랑중학교 월계초등학교 상원초등학교까지 1층에 대형 화분을 설치하고 나팔꽃과 풍선초를 심은 뒤 2~3층까지 줄을 매 화초가 자연스레 감아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벽에 잔디 모양으로 깔린 화초는 햇빛을 가리며 자연 냉방장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노원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녹색 옷을 입은 외벽 온도는 41.4도인데 그렇지 않은 곳은 51.7도에 달했다. 실내온도 역시 33.8도와 41.6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학교 교실 온도도 녹색 옷 유무에 따라 31~33도에서 44도로 11~13도까지 차이가 났다.

실내온도와 연동되는 전기요금에서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계2·3동주민센터는 지난 7월 한해 전과 비교해 냉방을 강화했는데 전기요금은 730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구는 효과가 입증된 만큼 구청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경찰서 우체국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벽면 녹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동구와 금천구 광진구는 일찌감치 구청 벽면을 녹색으로 바꾼 경우. 강동구는 옛 강동경찰서 성내지구대 건물을 구청 별관으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벽면 전체를 키가 작은 관목과 야생화 농작물로 덮었다. 암사동 523번지 일대 등 도심 속 각종 구조물 벽면에도 녹색 옷을 입혔다. 금천구도 종합청사 창측에 나팔꽃 여주 수세미 등 덩굴식물을 심었다. 2013년 지하 1층 광장부터 지상 1층으로 이어지는 외벽에 작업을 했는데 초록 벽이 3년만에 200㎡ 규모로 확대됐다. 광진구 역시 구청 본관에 화분을 이용, 덩굴식물을 심어 녹색 커튼 효과를 얻고 있다. 강서구와 용산구는 도로변 구조물과 옹벽을 녹색으로 바꿔 부족한 생활녹지를 확충하면서 도시경관을 향상시키고 있다. 강서구는 공항동 일대를, 용산구는 이태원 입구와 버티고개 등 도로는 물론 한강중학교 방음벽과 아파트단지 옹벽·담장에 새 옷을 입혔다.

공공청사 옥상 녹화는 녹지대 확충과 도시농업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는 장치. 양천구가 구청에 이어 신정종합사회복지관과 목동청소년수련관으로 옥상 정원과 텃밭을 확대해가고 있고 구로구는 옛 보건소 건물과 구청 신관 옥상에는 화단 텃밭을, 구청 본관과 의회 옥상에는 상자텃밭을 배치했다. 성동구 금호2·3가동주민센터 옥상은 어린이 친환경 생태체험장으로 바뀌었고 영등포구는 신길종합사회복지관 옥상에 400㎡ 규모 정원을 조성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벽면녹화는 건물 벽에 닿는 일사량을 5% 이하로 감소시키고 실내온도를 10도까지 떨어뜨리는 등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시킨다"며 "이산화탄소 흡수원을 늘려 공기를 정화하고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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