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리더십 '휘청'

2016-10-26 11:13:26 게재

지도부 사퇴론 비등

오늘 오후 긴급의총

당사 찾은 이정현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당사에서 당 대표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중진의원 간담회는 참석자 저조로 취소됐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이정현 체제 새누리당이 출범 2개월여 만에 고비를 맞았다. 최순실 의혹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 감싸기에만 급급했던 결과 이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는 상황까지 갔다.

정병국 의원은 26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정현 대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 중심의 인식 때문에 당이 지금 이 지경이 됐다"며 "양식이 있다면 (사퇴여부를)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최순실 의혹에 대해 친박 지도부가 앞장서서 증인출석을 막는 등 사실규명을 방해하다가 사태를 악화시킨 만큼 당이 입은 타격도 크다"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종구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 "현재 친박 지도부가 너무 청와대를 추종하지 않느냐"며 "이 시점에서는 특히 선 그어야 한다. 발전적으로 해체해서 나가든 어떻게든 당을 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오각성해서 지도부가 선을 긋고 필요하면 사퇴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비대위가 됐던 뭐가 됐던 지금 체제로는 곤란하다"고 위기감을 보였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 새누리당 지도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타개해 나갈지 대책을 제출해야 한다"며 "지도부가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면 자신들의 거취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중 의원은 "그러잖아도 청와대 2중대 소리 때문에 힘들었는데 지금 이런 상태로는 대선 못 치른다"며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를 물갈이 해서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주류(친박)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비주류(비박)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대로는 내년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오전 초선모임에 참석한 곽대훈 의원은 "최순실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더 이상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공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초선들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자는 의견과 지도부의 판단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덧붙였다. 한 새누리 관계자는 "이 상태로는 내년 대선은커녕 그 후의 지방선거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당명개정, 로고변경 등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는 26일 오후 긴급의원총회를 연다. 나경원 의원은 "의총에서 현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의견들이 적잖게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 대표는 25일 최순실씨의 대통령연설문 사전열람·수정 사실에 대해 "(나도 연설문 준비할 때) 언론인, 문학인, 완전 일반인들, 상인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또 친구 이야기도 듣고 한다"라고 답해 리더십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최순실, 인사·외교 안보 문서도 미리 받아보았다"
- "내각 총사퇴·특검" 박 대통령 압박
- 검찰, 미르·K스포츠 압수수색
- 연설문유출도 검찰에 … '우병우만 믿는다'
- 안철수 "대통령도 수사"...문재인 "청와대도 수사"
- 박 대통령 해명, 반나절 만에 뒤집혀
- "최순실? 얼굴도 못봤다"
- 여야 '최순실 특검' 추진할 듯
- 김 종(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나는 김기춘 실장이 발탁한 사람"
- "대통령은 꼭두각시, 공무원은 하수인" 자괴감
- 영남에서도 '대통령 하야' 거론
- 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 "문고리 3인방, 최씨 심부름꾼"
- ['미르에 의한, 미르를 위한 사업'] 코리아에이드 폐기론 높아진다
- 최순실, 민정수석 인사도 좌우했나?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