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 분석 Part 2

2016-11-26 11:27:21 게재

강남 6개교 교사의 수능 분석, 강남 학생은?

국어, 강남 상위권 학생 큰 변수 … 수학, 작년 대비 만점률 하락해 표준점수 2~3점 혜택 줄어들 듯

2017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특징은 ‘변별력 있는 수능을 지향하겠다’는 평가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강남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과목에 따라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능 최저 기준 충족 여부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남 6개교(단대부고, 서문여고, 중동고, 중산고, 진선여고, 휘문고) 교사에게
과목별 수능 분석 및 강남 학생의 입시 전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도움말 단대부고 오장원 교사(진로진학상담부장), 서문여고 이효종 교사(화학), 중동고 이경진 교사(수학), 중산고 민준홍 교사(국어),
진선여고 김태용 교사(영어·진학부장), 휘문고 신종찬 교사(진학부장), 종로학원하늘교육 김명찬 평가연구소장

갑작스러운 난이도 변화 
등급 컷 예측 어렵고 오류 생길 수도 

2017학년도 수능은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이과 통합 국어의 변수, 정시 선발 인원의 축소 등으로 정시 합격선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김명찬 평가연구소장은 “올해 갑작스러운 난이도 변화는 등급 컷에 대한 예측에 상당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급적이면 수시 논술, 구술, 면접 등 남은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설사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학마저도 다른 대학의 논술, 구술면접 실전 감각을 익힌다는 측면에서 최선을 다해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원점수만으로 대학 정시 합격선을 예측하기 어렵고, 같은 원점수대라고 하더라도 해마다 백분위와 표준점수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정시 지원가능 대학이 없다며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2017학년도 수능 추정 등급 컷(표 참조)>은 이투스, 대성, 진학사, 유웨이, 비타에듀, 종로학원하늘교육 입시기관별 추정 등급 컷(11월 18일 기준)이며, 각 기관마다 모두 다르고 오차범위 차가 있다. 또한 추정 등급 컷은 실제 등급 컷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참고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강남 교사가 말하는 과목별 분석 
강남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2017학년도 수능에 대해 강남 교사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올해 수능 국어는 강남 상위권 학생들에게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학 역시 마찬가지. 특히 수학 가형은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작년처럼 만점을 받아 표준점수에서 득이 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고난도 문항 정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수학에 강했던 강남 학생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의견이다.
영어는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큰 변수가 없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에겐 다소 어려웠을 수 있어 수능 최저 기준의 영향을 고려해봐야 하며, 과학탐구에서는 최상위권의 경우 표준점수가 다소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어


▶민준홍 교사(중산고) : “올해 수능 국어는 작년보다 어려웠기 때문에 정시 입시에서 강남 상위권 학생들의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인문계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경우도 국어 점수에 따라 의대나 명문대 진학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문항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해 보면 단어의 구성과 문장 성분 등 다양한 문법 요소에 대한 이해는 물론 중세 국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까지 갖추고 있어야 풀 수 있던 13번 문항(문법), 구체적 사례에 적용하여 보험료율, 기댓값 등을 판단하는 39번 문항(독서), 의미 관계를 살펴 빈칸에 들어갈 말을 추론하는 35번 문항(독서) 등이 고난도문항이었습니다. 이 문항들을 맞추었느냐의 여부에 따라 변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수 년 간 국어는 현재의 출제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비 수험생이라면 다양한 형태의 지문 구성 방식이나 긴 지문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수학


▶이경진 교사(중동고) : “올해 수능 수학은 자연계·인문계 모두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변별력 있는 21번, 29번, 30번 문제가 매우 어렵게 출제됐지만 특히 가형 30번 문항은 작년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미적분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며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신선한 유형이라 학생들은 매우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며, 정답률도 1%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작년 수능 수학 원점수 100점 수준의 학생이, 올해는 30번 문항으로 인해 96점으로 떨어진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올해 수능 수학 가형 예상 1등급 컷은 92점, 나형은 88점으로 전망하는데요. 작년에 100점을 받아 2~3점정도 표준점수에서 이득을 본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과 같은 경우가, 올해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어 


▶김태용 교사(진선여고) : “강남의 최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변동이 없을 것 같지만 평상시 원점수로 90점 대 초·중반을 받던 학생들 이하로는 성적이 많이 하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년 수능과 지난 6월,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꼈을 텐데요. EBS 연계 교재와의 70% 연계가 약간 모호했던 것 같고(지문을 많이 변형한 것으로 보임), 듣기부터 이전보다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상위권 학생들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국어와 영어 성적에 자신이 없어서 영어와 탐구로 수능 최저를 충족시키고자 했던, 평상시 영어 성적이 오락가락 하던 학생들에게는 논술 수능최저 충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수능 영어를 보면 내년에 절대평가로 전환된다고 해서 쉽게 출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학탐구


▶이효종 교사(서문여고) : “올해 수능 과학탐구 과목에서는 물리Ⅱ가 다른 과목에 비해 조금 쉬운 편이었고, 화학Ⅱ가 화Ⅰ보다 더 쉽게 느껴집니다. 올해는 Ⅱ과목 응시자 수가 1만 명 이상 줄었고, 이는 강남 학교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목별로는 생명과학Ⅱ 선택 학생이 많이 줄었고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학생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물리나 화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의대를 지원하려는 강남 상위권 학생들이 지구과학Ⅰ을 많이 선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서울대 의대를 목표하는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은 Ⅰ+Ⅱ를 선택하지만, 이 외에는 Ⅰ+Ⅰ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문제가 다소 어려워 최상위권의 경우 표준점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분위 평균 85% 학생들의 표준점수는 작년과 비슷한 480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Ⅱ과목 선택 인원의 감소와 의대 지원 성향 등을 고려해볼 때 서울대는 작년보다 합격점수가 1~2점 정도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연세대나 고려대는 작년과 같이 예상보다 낮은 점수로 합격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강남 학생 수시·정시 전략은?
강남 교사들은 올해 수능에 대해 ‘새로운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쉬운 수능을 고집해온 정책의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변별력 있는 수능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올해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갖고, 강남 학생들은 수시와 정시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강남 고교 진학 전문 교사는 이렇게 조언했다.    


▶오장원 교사(단대부고) : “수험생은 자신의 가채점 결과를 통해 정시에서 어느 정도 대학에 합격 가능한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수시 논술이나 면접에 참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수시 전형에 참가해 합격한 후 같은 점수대의 친구가 정시에서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한 것을 보고는 결국 재수나 반수를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좋은 점수(자연계 391점)를 받은 학생이 U대학 의예과 논술전형에 가겠다는 것을, 정시에서 그곳에 합격할 수 있으니 논술을 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는 담임선생님을 봤습니다. 입시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정확한 조언인 것 같습니다. 만약 U대학에 수시로 합격한 후 자신보다 낮은 점수의 학생이 S대학 의예과에 합격한 모습을 보면 학생에게 합격의 기쁨보다 상대적 상실감이 더 크다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수시 논술이나 면접 참가는 급하고 초조한 마음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신종찬 교사(휘문고) :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수능 최저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해 대학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추정 등급 컷은 입시기관마다 제각각입니다. 평가원에서는 국, 수, 영, 탐구 각각의 누적 분포를 발표하고, 각 기관들은 이것을 보고 등급 컷을 추정합니다. 이때 자료 해석과 통계방법 상에서 서로 미세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간혹 입시기관에 따라 추정 1등급 컷이 실제 등급 컷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탐구과목의 경우 2~3등급 대에서 실제 등급 컷과 2~3점정도 차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염두하고 수시, 정시 전략을 세우기 바랍니다. 강남 학생들은 대학을 기준으로 선택할지, 학과를 기준으로 선택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예를 들어 수시에서 연·고대 상위권 학과를 지원한 학생이, 정시에서 서울대 중하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정도의 수능 점수를 받았다면 대학과 학과를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수시든 정시든 상향 지원이 많은데, 이때 지원 마지노선을 고려하는 학생도 있고 원하는 대학이 아니면 무조건 재수를 선택하겠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의 지원 성향을 고려해 현명하게 지원하기 바랍니다.”

2017학년도 수능 추정 등급 컷

* 이투스, 대성, 진학사, 유웨이, 비타에듀, 종로학원하늘교육 각 기관별 추정 등급 컷(11월 18일 기준). 기관마다 등급 컷이 다르고 오차 범위 차가 있다.
추정 등급 컷은 실제 등급 컷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참고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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