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터널 바이패스 도입 견해차 … 양천구 ‘환영’ vs 영등포구 ‘반대’

2017-02-02 22:39:21 게재

서울시가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제물포터널, 서부간선지하도로 환기구 설치를 터널 내부에서 정화하는 바이패스 방식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를 환영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환기구의 완전 제거와 터널 안전 문제 등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어 지역마다 견해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바이패스 방식은 기존에 지상으로 배출하려던 배기가스를 터널 내부에서 정화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물포터널 환기구 설치를 백지화하고 ‘바이패스’ 방식을 도입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기존 계획에 따라 설치된 환기구는 위급상황 발생 시 비상탈출구나 배연구로 활용하고, 평상시에는 외부와 차단되도록 덮어놓은 상태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후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등의 자문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검증을 거친 후 한강유역환경청의 변경 협의를 받아 바이패스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양천구, 비상구 높이 낮추도록 협의 중
이에 대해 황희(더불어민주당, 양천갑) 국회의원은 지난 1월 보도자료를 내고 “환기구 설치 주변이 목동아파트 등 주거지와 학교가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환기구 설치를 철회해준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분들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바이패스’ 방식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몇 단계 과정이 더 남아있다”며 “사업이 마무리될 때가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제물포터널의 매연배출구 조성 문제로 항의시위를 주최했던 목동아파트 5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제물포터널 환기구 설치 철회’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입주자 주민의 힘으로 제물포터널 환기구 설치를 철회하고 비상구를 설치 바이패스(공기정화) 처리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라며 “비상구(탑) 높이를 외부에 보이지 않게 최대한 낮추도록 서울시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영등포, 바이패스 환기구백지화 아냐
하지만 영등포, 여의도, 구로 등 지역 주민들은 제물포터널, 서부간선지하도로 지하화의 환경문제 등으로 반대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제물포·서부간선 환기구 백지화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는 “주민과 협의체를 구성해 의논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시는 여전히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지적하며 “바이패스는 공기를 다른 통로로 돌려서 정화하는 방식의 하나일 뿐, 환기구 백지화의 뜻이 아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환기구 백지화는 어떤 종류의 굴뚝도 주거지에 생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측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예로든 용마터널(민자터널)의 바이패스방식(전기집진설비)의 경우 초기 95% 효율에서 현재 70% 효율로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필터 교체 등 보수가 1~2년 이내이기 때문에 제때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정화가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자 도로로 만들어지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제대로 보수가 안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배연구를 유사시에만 쓴다는 것은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터널을 비용에 민감한 민자 회사가 운영한다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측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잠정적인 바이패스 이런 것이 아니다”라며 “환기구 공사 중단, 주민협의 그리고 환기구 백지화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물포터널은 신월동과 목동, 양평동, 여의도동 등 총 4곳에 설치되며, 2020년 완공 예정으로 총 거리는 7.53km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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