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기금 사회책임투자 강화"

2017-04-12 10:38:35 게재

대선 주자들 한목소리

대선 주자들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 개정 등 구체적인 계획과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지만 누가 대통령이 된다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는 공적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공적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전면화와 경제민주화'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윤태범 문재인 캠프 사회책임투자팀장, 채이배 안철수 캠프 정책실장, 하현철 유승민 캠프 수석전문위원, 김형탁 심상정 캠프 당부대표,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토론하고 있는 모습 김영숙 기자


"국민의 돈, 국민 위하는 기업에 투자" = 한국 사회책임투자 포럼은 1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은행회관에서 '공적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전면화와 경제민주화'라는 주제로 창립 1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관련한 제19대 대선 선거 정책질의 결과 발표와 각 대선 주자 캠프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 당의 정책과 공약을 설명,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책임투자(SRI)란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를 반영해 기업 가치를 평가한 후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공적연기금의 경우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다. 예를 들면 국민연금의 경우 투자하는 돈의 주인이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한 기업에 사회적 책임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가습기균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주권 행사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적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제도적으로 미리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연기금의 공정성과 독립성 중요" = 이런 가운데 각종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대선주자들은 공적연기금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중요하다며 사회책임투자 촉진을 위한 법과 제도, 정책을 마련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사회적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축하 동영상을 통해 "국민연금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한 것은 재벌기업의 사익을 위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하며 "연기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투명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도록 하고 다시는 연기금 농단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법을 보완하겠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사회책임투자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동영상을 통해 "우리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회책임투자는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적인 투자 방식"이라며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과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투자자들의 신뢰가 커지고 자산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후보는 "이를 위해서는 공적연기금이 선도적으로 사회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방법에서는 차이 드러내 = 한국 사회책임투자 포럼이 각 대선주자들에게 미리 질의했던 사회책임투자와 관련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들은 큰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드러냈다.

먼저 국가재정법 개정 등을 통해 공적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전면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ESG 고려와 공시수준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의무사항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고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자율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전면 도입과 ESG를 고려한 주주권행사 의무화 방안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측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다만 유승민 후보 측은 국민연금의 조속한 가입 독려와 ESG를 고려한 주주권행사 의무화 방안 단계적 도입을 이야기하며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연기금평가지침에 사회책임투자 평가지표를 반영하자는 안에도 모두 찬성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측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내 독립적인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방안에는 모두 찬성했다. 다만 도입시점은 문재인 후보는 2017년 중이라고 답했고 안철수 후보는 즉시, 유승민 후보는 의견수렴 후 추진, 심상정 후보는 2018년이라고 답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업의 ESG 정보공시 의무화하자는 안과 정부 차원의 사회적 책임(CSR) 전략을 수립하자는 것에는 모두 찬성했다.

한편 포럼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아직 대선 공약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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