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3개월째 1.25% 동결

2017-07-13 11:08:04 게재

올해 안에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둬 … 경제성장률 전망치 추가 상향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이로써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지난해 6월이후 13개월째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은은 또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소폭 상향했다.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 등을 결정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한은이 이날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당장 인상할 경우 수출 등에서 일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우리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과 관련해 "수출 증가세와 소비심리 개선 등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은은 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하다. 한은이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3월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고위험가구는 31만 5000가구에 이르고 부채 규모는 총 62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가구 수에서는 1만 8000여 가구가 늘어난 것이고, 부채규모에서는 15조 6000억원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금리가 인상될 경우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언제라도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한차례 정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이 총재도 지난달 이후 부쩍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고, 최근에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로 예상되는 정부의 가계부채대책과 추가적인 부동산대책 등을 살펴가며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금통위는 한은 부총재직이 공석인 가운데 6인의 금통위원체제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소폭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지난 4월 0.1%p를 높인 후 올들어 두번째다.

이 총재는 이미 지난 5월 금통위 회의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까지 여러 움직임과 지표를 봤을 때 7월 전망 때에는 당초 봤던 것보다 조금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상향 가능성을 예고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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