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이어 중국·ECB발 '훈풍' 불까

2017-07-14 10:56:59 게재

더딘 금리인상·통화긴축에 코스피 '반색'

세계경기 잣대 중국 경기지표 개선 '꿈틀'

드라기, 양적완화 축소계획 늦출지 '촉각'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에 이어 세계증시에 또 한번 훈풍을 불어 줄 '변수'가 무엇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옐런의 행보에 세계 금융시장이 기분 좋은 충격을 받은 탓이다. 제2의 '옐런 효과' 기대감이 터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기술주 거품논란부터 긴축발작 우려까지 세계증시 안팎에 도사리고 있던 근심거리들을 수면 밑으로 가라앉힌 건 온전히 옐런 의장 발언 때문이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새로운 중립 금리는 역사적으로 매우 낮다"면서 "중립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아주 많이 오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축소는 점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물가와 고용 등 미국 경기추이를 고려 할 때 추가금리 인상과 통화긴축을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 천천히 진행하겠다는 의미였다.

이 발언 이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긴축발작 우려감이 크게 준 탓이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금리인상이 지체되는 이상 당연한 결과였다. 반면 미 다우지수와 나스닥 주가는 급반등했다. 당분간은 위험자산에 투자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옐런효과만큼은 태평양 건너 한국 코스피까지 온몸으로 반길 정도였다. 코스피는 옐런의장 발언 이후 조정장으로 가던 길을 급하게 유턴하며 2400선 벽을 힘차게 뚫고 역사를 다시 썼다.

증권가는 13일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비둘기파'(금리인상 지연)적인 발언에 영향을 받아 상승한 미국 주가지수와 동조해 이날 코스피는 2400선 돌파에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효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통화정책 기조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추가 금리인상, 자산축소 시행은 변함없기 때문에 당분간 긴축은 계속해서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세를 넘어서지 않는 완만한 긴축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실질금리는 자산가격 상승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것"이라고 점쳤다.

이제 관심은 옐런 발언 이후로 쏠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 발언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다음주 발표될 중국 경제지표와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랄 수 있는 중국경제는 일단 분위기가 좋다. 경제지표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6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6월 자동차 판매가 전월대비 2달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월 기준으로도 2.7%로 5월 마이너스 증가율(-2.3%)에서 플러스 증가율로 반전되었다.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던 중국 경제지표가 수출경기 개선과 디레버리징 강도 완화 등으로 3분기부터 재차 개선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징후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증시엔 분명 희소식 중 하나다.

또 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도 이목이 쏠릴 판이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조기 테이퍼링(양적와화 축소) 신호를 재차 시장에 던져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옐런처럼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늦추는 발언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계 자금 흐름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박 연구원은 "세계 경기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기조 등이 당분간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면서 "다음주 중국 경기지표 발표와 ECB 통화정책 방향이 코스피 등 세계증시 흐름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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