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로 '현금 없는 사회' 진입

2017-07-20 11:10:55 게재

알리페이·위챗페이, 대중화 선도 … 지난해 4억6천명이 사용

신용카드 보급률 한국 90% 대 중국 10%. 신용카드 보급률로만 따져보면 중국이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는 일은 먼 미래의 일 같지만 모바일의 급속한 확산이 이러한 예측을 바꿔놓았다. 지금 중국에서는 온라인 쇼핑뿐 아니라 노점에서도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알려진 모바일 결제로 상품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7억명 넘는 스마트폰 사용자 = 중국의 모바일 결제 보편화는 스마트폰 보급이라는 바탕에서 출발했다. 2017년 4월 기준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7억2000만명으로 보급률은 절반이 넘는 51.8%다. 인도(22.4%)나 브라질(37.7%) 등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상당히 앞서 있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잘 알려진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수요가 덩달아 높아졌다. 중국인터넷소식센터가 발표한 '2016 중국인터넷발전상황총계보고'에 따르면 2016년 말 중국 온라인 구매 사용자는 4억6700만명으로, 2011년 2억4000만명의 2배 수준이었다.

모바일 결제 사용자뿐만 아니라 결제금액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연평균 50%씩 증가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배 정도 증가한 58조8000억위안(한화 약 9768조원)이었다. 이는 미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약 50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기업의 성장이 중국내 모바일 결제를 주도했다. 알리바바는 2004년 미국의 페이팔과 비슷한 '알리페이'를 출시했고 텐센트는 2005년 '텐페이'를, 2013년 '위챗페이'를 출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중국에서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았던 것 역시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확산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신용카드 보급률은 10% 미만으로, 신용카드 시장이 성장하기 전에 모바일이 결제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낸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김부용 인천대 교수는 "중국 정부의 금융 분야 규제 완화도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의 성장을 이끈 중요한 원인"이라며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분야의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금융업 규제 완화에 힘입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결제에서 금융투자시장까지 확대 전망 =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은 향후 몇 년간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분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단말기 제조업체, 통신사, 은행 등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같은 독과점 구도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은 QR코드 스캔방식 중심이지만 향후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과의 교차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QR코드 스캔방식은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하드웨어나 플랫폼 구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NFC 결제 서비스는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부용 교수는 "지급결제 방식에서의 경쟁은 향후 금융투자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2014년 12월과 2015년 6월에 무점포 온라인 전문은행 위뱅크와 마이뱅크를 설립해 소액대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여유자금을 펀드로 운용하는 등 금융투자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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