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연체율 0.43% 사상 최저

2017-08-02 12:10:00 게재

금감원, 연체율 집계 이래 역대 최대 실적내면서 연체채권 정리 적극 나서

국내은행의 대출연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와 저금리, 은행들의 실적 급증에 따른 연체채권 정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의 대출연체율은 0.43%로 금감원이 연체율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은행의 대출연체율은 2007년 0.74%였으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1.67%로 급등했다. 이후 0.6~0.8%를 오르내리다 지난해말 0.47%로 급감했다. 연말에 연체채권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올해 0.5% 수준이던 연체율은 6월 반기말 은행들이 또다시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하면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은행의 신규 연체채권은 올들어 매월 1조~1조6000억원 가량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업구조정의 여파로 4조3000억원 가량의 신규 연체채권이 발생한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6월에는 1조원의 신규 연체채권이 생긴데 반해 은행들은 3조원 가량의 연체채권을 정리했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들이 대거 연체채권 정리에 나설 수 있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 연체채권을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등 부실채권 정리회사에 매각하고 가계대출 연체채권은 경매 등을 통해 회수하고 있다.

박상원 금감원 팀장은 "은행들의 신규 연체 발생액이 줄어드는 데 반해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컸다"며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해도 이익이 많이 나서 충당금을 쌓을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영향으로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크게 늘지 않는데 반해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대출 규모가 커진 것 역시 연체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팀장은 "연체채권 정리로 연체율이 하락했지만 향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에 따른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벌이면서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에 더욱 노력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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