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발길 끊기고, 지갑 닫히고'

2017-11-06 10:36:35 게재

대한상의 관광산업 분석

"비자면제 검토해야"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먹구름이 짙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발길은 끊기고 지갑까지 닫혔다. 방문지역이 서울과 제주지역으로 편중되는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6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과제'를 발표하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와 증가율을 기록하는 순풍이 불었다"며 "올해에는 사드갈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패턴이 급변하면서 관광산업의 허약함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국내관광객수는 전년동기대비 23.5%나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 내려진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락했다. 7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40.8%나 줄었다.

중국인관광객을 제외한 외국인관광객의 방한도 5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돈도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2014년 1247달러에서 2015년 1141달러, 2016년 991달러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8월까지 1인당 지출액도 전년동기 1010달러보다 감소한 998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 쏠림현상도 문제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지역 중에서 서울·제주지역 비중은 2011년 89.9%였으나, 2016년에는 98.2%로 증가했다. 지역방문율 3위 경기와 4위 부산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대한상의는 동남아국가와 인도 관광객에 대한 비자제도 완화를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태국 말레이시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비자면제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신설을 검토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아랍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특수언어 관광통역안내사는 공급이 부족하고 개별관광객 비중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1인 관광통역안내사 등록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불릴만큼 무공해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해외관광객의 국내소비로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외국인이 선호할 만한 여건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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