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오히려 계층 고착화 부채질

2018-01-08 11:25:34 게재

공교육 정상화 시급

저소득층의 상승 사다리 역할을 해왔던 교육이 거꾸로 계층 고착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양극화를 줄이고 계층 이동이 가능해지도록 하기 위해선 공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진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자녀의 학력이 부자간 소득계층 대물림에 미치는 영향' 논문의 요지다. 논문은 한국노동패널조사(KLIP) 자료 가운데 1998~1999년 조사를 아버지 세대로, 2013~2014년 조사를 자녀 세대로 규정해 표본을 추출, 비교했다.

비교 결과 아버지 세대에서는 대졸자가 대졸 미만 학력자보다 소득이 43~77% 높았다. 반면 자녀 세대는 22~25% 높은 데 그쳤다. 자녀세대에서는 학력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아버지 세대에 비해 최대 7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자녀 세대에서 학력 상승에 따른 소득 상승의 기회가 줄었다는 의미로,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자녀의 학력이 부나 빈곤 대물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했다. 소득계층 상위 50%인 아버지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자녀의 학력이 1년 증가하면 부자간 부의 대물림 확률은 5.7~7.0% 증가했다.

반대로 소득계층 하위 50%인 아버지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자녀의 교육기간은 빈곤의 대물림과 상관관계가 없었다. 최근 교육은 부의 대물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빈곤의 대물림을 막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공교육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하위권 부실 대학 퇴출과 같은 교육 거품 현상을 제거할 정책적 노력도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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