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생활문화협동조합 ‘필수다(Feelsooda)’

우리 삶에는 소소한 문화의 소통이 필수다!

2018-02-08 10:25:08 게재

주부들끼리,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수다를 떨다보면 한두 시간쯤은 금세 날아가 버리기 일쑤다. 수다라는 말 속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이야기’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지만, 실제 수다를 통해 우리들은 일상에서 쌓이는 티끌만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의외로 유용한 생활팁을 얻기도 한다. 여기 수다를 문화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모임이 있다. ‘수다를 느끼는(feel) 것이 우리 삶에 필수다’라고 외치는 파주시생활문화협동조합 필수다를 만나 ‘그들의 수다스런 이야기’를 들어본다.

문화로 소통하는 감성놀이터
필수다는 다양한 분야의 재능있는 강사들이 모여 만든 생활문화협동조합으로, 지역주민들과 필수다 회원들을 위해 삶에 유익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단체이다. 2017년에 협동조합형태로 시작한 뒤 지난 해 9월에는 따복공동체사업의 지원을 받아 교하동에 ‘필수다 감성놀이터’라는 아지트를 마련했다.
필수다의 시작은 파주지역 문화센터와 교육문화회관 등지에서 캘리그라피와 POP를 가르치던 김수미 이사장에서 비롯됐다. 그는 “인생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꼭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다행히 주변 지인분들이 제 생각에 크게 공감해주셔서 지난 1년간 파주시와 경기도 교육청의 공모사업에 지원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7명의 재능있는 교육강사들의 모임
협동조합형태로 시작한 필수다는 7명의 재능있는 교육강사들이 모여 직능이사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수미 이사장을 중심으로 파주지역문화연구소 이윤희 소장이 대외협력이사로 힘을 보탰고, 용현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김일두 감사와, 헤이리에서 비즈공예 공방을 운영하는 이지연 이사, 재활용공예와 캘리그라피를 가르치는 최정 이사, 고교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이어테라피(이혈)를 가르치는 김자연 이사, 운정청소년문화의집에서 재능기부하는 우쿨렐레 강사 이영주 이사 등이 모였다. 필수다의 각 회원들은 개별활동과 협동조합활동을 병행하되 회원마다 매주 요일을 정해 필수다 감성놀이터를 책임지고 있다.

웰컴투 파주, 역사문화 꿈의학교 등 열어
협동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2017년에 필수다는 파주시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문화재단 등에서 실시하는 공모사업에 지원해 지역주민과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웰컴투 파주’ 프로그램은 최근 파주 지역으로 전입하는 시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새 이주민들이 파주지역을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파주시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웰컴투 파주’에서는 6차례에 걸쳐 역사 답사를 떠났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장릉(인조대왕과 원비 인열왕후 합장능)과 파주 삼릉, 황희선생 유적지, 자운서원이 있는 파주 이이유적지, 윤관 장군묘, 국내 최고의 쌍미륵석불인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을 답사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열린 ‘파주 역사문화 마중물 꿈의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으로 ‘나를 알고 고장을 알고’라는 부제로 진행됐다. 파주의 얼을 따라 파주삼현인 율곡, 황희, 윤관을 찾아 조상의 발자취를 느끼고 각자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총 10차례 수업을 통해 현장 답사와 역사 강연, 스토리북과 판넬, 북아트 작업을 통한 답사 정리 및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쳐 지난 1월에는 전시회 및 종강식을 가졌다.

누구나 생활문화디자이너로 거듭나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즐겁go 신나go’는 엄마와 함께 아이들이 추억의 놀이를 배우며 신나게 노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들은 헌양말, 병뚜껑 등 폐품을 활용한 놀이감 만들기, 나뭇잎과 돌, 열매 등 자연을 이용한 놀이감 만들기, 신체를 이용한 놀이감 만들기, 먹거리를 이용한 놀이감 만들기 등을 배웠다. 다양한 주제로 놀이감을 만들며 즐긴 뒤에는 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다수의 지역주민들을 위해 지난 10월 운정건강공원에서 지역문화축제한마당을 열었다. 김자연 이사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만 배우고 즐기다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배운 분들이 더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베풀 수 있도록 축제의 자리를 마련했고, 배운 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더욱 큰 즐거움과 보람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필수다는 소소한 문화를 소통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김수미 이사장은 “특별한 재능이나 재주가 없어도 함께 문화를 나누고자 하는 분들에게 늘 열려 있으니 언제라도 필수다 감성놀이터로 놀러오세요”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수미 이사장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만나서 함께 활동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필수다를 통해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지난 한해 동안 제가 하고자 했던 것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일에 대해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고 일해주셨어요.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활동이지만 그 전에 필수다 회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즐겁게 활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윤희 이사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는 특별한 것보다는 소소한 것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들이 더욱 중요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필수다에 참여해 다양하게 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보람됩니다. 앞으로 더욱 재미난 일들이 많이 펼쳐질 거라 기대되고요. 이제 갓 1년이 된 필수다가 일상생활 속 문화플랫폼으로 지역사회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확장해나가길 바랍니다.


이지연 이사

저는 비즈공예 강사로 10년간 강연하면서 헤이리에서 공방을 하고 있어요. 한동안 주민자치활동을 하면서 공적인 일의 보람을 알게 됐어요. 제 개인 활동만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재능 기부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김수미 이사장님을 만나면서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어서 좋아요. 내가 가진 재능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면서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자연 이사

필수다는 저희 가족들을 비롯해 제가 아는 여러 지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예요. 저는 평소에 봉사와 나눔 활동을 좋아하는데 필수다가 그 기반이 되었어요. 저는 직장생활을 그만 둔 뒤 우연히 문화센터에서 이혈을 배우게 되었는데 지금은 이혈 강사가 돼서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이혈을 가르치고 있어요. 필수다를 통해 그동안 살아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데 평범하던 제 일상이 알차고 보람있는 방식으로 엮여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영주 이사

저는 ‘취미 삼아 노후 대비’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필수다를 시작했어요. 저는 운정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엄마놀이 동아리를 하면서 재능기부로 우쿨렐레를 가르쳤어요. 본업으로 무언가를 하지는 못할 상황이지만 여기 있는 동안 열심히 활동에 참여할 생각이예요. 필수다를 시작할 때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하다보니 점차 기대도 되고 욕심도 생기는 것 같아요. 올 한해도 많은 활동을 할 거라 기대하면서 부푼 마음을 갖고 있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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