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속에서 인도 증시 '나홀로 성장'

2018-07-06 11:31:11 게재

미·중 무역전쟁 이후 인도 증시 4%↑

인도, 10년 안에 중국 인구 초월 예상

20·30 중위연령층 비중 타국보다 높아

"소비시장 성장 및 구매력 향상 기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도 인도 증시는 '나홀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13억명이라는 거대한 인구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중위 연령이 20대 중후반 수준으로 선진국이나 타 신흥국 대비 낮은 편이다. 또 억압받던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소비시장 성장 및 구매력 향상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증시 견조한 성장세 보여 = 6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격화되는 세계 무역전쟁으로 신흥국뿐만 아니라 선진국 증시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도는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타 신흥국들이 상승을 이어갈 때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금리인상 결정과 글로벌 무역 전쟁 심화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EU를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가 지난 몇 달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인도에서는 IT, 에너지 섹터 뿐 아니라 소비재 섹터의 상승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재 기업은 변동성 확대 시기에도 52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인도 증시가 글로벌 무역전쟁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이유는 인도 경제의 국제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점과 함께 화폐·조세 개혁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소비가 회복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인도의 파산법 개정과 조세·화폐 개혁들의 성과가 나타나며 부정적 영향이 인도의 화폐개혁을 통해 카드 거래액이 증가하고 핀테크·모바일 거래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의 소비재 기업들은 최근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나며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경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도의 소비시장 성장과 구매력 향상으로 주요 소비재 기업 탑라인의 성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인도 소비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로 5가지를 꼽았다.

먼저 첫 번째로 인도는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약 10년(일부 기관에서는 2022년~2023년으로 추정)안에 중국을 뛰어 넘어 세계 1위 규모의 인구를 가진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단순히 인구만 증가하는 것이 아닌 구매력 기준 GDP가 중국(23조달러), 미국(19조달러)에 이어 3위인 9조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2040년에는 미국을 추월해 2위 국가로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 예상됨에 따라 거대한 내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인도의 중위연령층이 선진국·타 신흥국 대비 낮다는 점이다. 한국의 중위 연령이 41.8세, 미국이 38.1세, 전세계 기준이 30.4세인데 반해 인도의 경우에는 27.9세로 중국보다도 약 10세가 낮다. 특히 2030층의 비중이 높은 만큼 소비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티를 마시던 문화에서 스타벅스를 즐겨 마시는 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등 고가의 식음료·잡화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세 번째는 여성들의 구매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인도는 과거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일부 주정부에서 일자리의 30%를 여성에게 제공하는 등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고 있다. 여성들의 임금·소비가 증가하게 되며 화장품·의류 등의 산업이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여성 경제 참여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네 번째는 인도에서 디지털화의 가속화가 이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온라인 산업의 발달과 온라인 시장의 성장과 함께 4차 산업의 도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모바일 지갑, 온라인 결제 등의 새로운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는 친 기업 성향의 모디 총리의 연임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의 연합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연임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화폐·조세 개혁로 성장의 기반을 다진 상태다. 높은 경제성장률이 뒤를 받쳐 주고 있다는 점 역시 인도 소비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인도 주식·ETF 시장 검토 필요 = 최 연구원은 "인도는 인터넷·모바일·핀테크 등으로 결제 서비스 뿐 아니라 식품·침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의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 있으며,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브랜드 경쟁력을 가진 상품의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친기업 성향의 모디 총리의 여러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폭의 혼란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고 있고, 경제·기업이익 성장률과 더불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개혁들이 인도의 장기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연구원은 "우선은 6일 관세 부과 실시와 관련 해당 국가와 주변 국가들의 대응에 주목 해야 할 필요가 고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글로별 변동성도 적어도 7월까지는 높을 수 있다"면서도 "완화 시기에 대비해 인도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기업·인도의 전반적인 주식 시장에 대한 점검도 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