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내야"

2018-09-07 11:17:55 게재

9월 남북·한미정상회담 … 연내 종전선언 승부수

문 대통령 "정상간 합의, 진정성 있는 실천 중요"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선 종전선언과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우선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던 북미를 다시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함이다.

올해 안에 한반도내 적대관계의 종식을 선언해 이른바 '불가역적 평화체제'의 출구를 연다는 구상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대북 특사단이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갖게 됐고, 한반도 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부분도 촉진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앞둔 문 대통령 발언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서 열린 평양정상회담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김정은 비핵화 시간표 제시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면담에서 △9월 18~20일 평양 정상회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상회담 전 개소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 진전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재확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에게 보내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사단이 상호 전한 메시지에는 비핵화 진전을 위한 양측의 의지와 구상이 담겨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기대 이상의 성과'로 평가한 점, 북미간 협력을 위한 대화 지속 의지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교착국면을 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간 70년간의 적대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임기말인 2020년 말까지를 '완전한 비핵화'의 시점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모두 한국 역할론 강조 = 북한과 미국 모두 한국정부와 문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 면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남측의 역할을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가 돼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특사단을 통해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했고, 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과 9월 말 뉴욕 유엔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조치를 위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단 문 대통령은 '연내 종전선언'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의 입구에 해당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관련국과의 신뢰를 쌓기 위한 정치적 선언으로 북한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를 완전한 비핵화의 시점으로 제시했다. 남북간에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눈높이를 맞춘 만큼 단계적 이행조치가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7일 공개된 인도네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제는 정상들 간의 합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6.12 센토사 합의에서 남북미 3국정상이 각각 약속한 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방문해 비핵화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9월 말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선 연내 종전 선언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관련국간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신뢰구축의 실질적 단계로 종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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