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이탈리아와 독일 협동조합 100년 성공의 비결

'소유·경영·노동의 통일'에 답이 있다

2019-02-01 10:36:56 게재
장종익, 오창호,김종겸 외 10명 지음 / 동하 / 1만9000원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기계 제조업체 샤크미는 세계 30개국에 80개 이상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다. 2017년 기준 총 직원수는 4305명에 달한다. 최근 3년 동안 이 회사 직원들의 이직율은 평균 1%대 수준이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은 대부분 은퇴하는 경우다. 직원의 55%가 19~45세이며 45%는 46세 이상이다. 직원 근속연수는 16~25년이 35%, 25년 초과가 26%로 장기근속자가 대부분이다.

샤크미의 낮은 이직률과 높은 근속연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이유를 소유자와 노동자가 일치하는 노동자협동조합에서 찾았다.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2명과 낮에는 협동조합 등 생활현장에서 일하는 11명의 대학원생이 함께 이탈리아와 독일을 방문해 종업원 500명 이상의 대규모 협동조합, 100년 이상의 오래된 협동조합 중에서 사회적 임팩트가 높은 사례를 찾아 그 성공 요인을 탐구했다. 이 책에는 노동자협동조합, 소상공인·중소기업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총연합회 등 총 열두 가지의 사례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노동자협동조합은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경쟁, 경영, 이윤의 제약에 속박 받는 기업이지만 노동자들이 주식의 대부분을, 적어도 51%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이익 공유는 먼저 기업의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돌려주는 형태로 노동자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려했다. 또 자본을 강화하도록 하는 준비금의 형태로 남겨둠으로써 미래 세대에게 일정 이윤을 넘겨주는 관점에서 기업을 공고히 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협동조합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나타난 협동조합의 사회적 성과는 다양하고 폭이 넓다. 질 좋은 고용의 창출과 유지 확대, 기업 민주주의의 실현, 소상공인 및 소기업의 경영 안정과 혁신, 부의 양극화 완화와 연대 자본주의 실현, 사회적 약자 지원과 사회 혁신 프로젝트에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를 조직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 등이다. 너무 부럽고 더 깊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그 비결을 찾아보고 싶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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