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우표 반입제한 정당”

2019-04-15 12:25:28 게재

법원 “현금처럼 사용돼”

교도소 재소자가 가족이 보내준 우표을 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이 교도소 내에서 우표가 현금처럼 사용되는 현실을 고려해 반입을 제한하는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교도소 수용자 A씨가 차입물품 지급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B교도소 소장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지난해 3월부터 B교도소에 수감됐다. 얼마 후 A씨 가족은 A씨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우표를 동봉했다. 하지만 교도소장은 수용자 교육교화 운영지침을 들어 우표를 A씨 가족에게 반송했다.

A씨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과 같은 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는 우표를 교정시설 반입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교도소장이 지침을 근거로 우표를 반입금지 물품으로 규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지침이 상위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 조항이 아니고, 교도소장의 우표 반입 금지는 정당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우표 반입금지 지침은 형집행법 및 시행규칙에 근거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교도소는 우표가 교정시설 내에서 현금을 대체해 사용되고 있어 이를 반입하거나 교도소 내에 소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수용자들 간 또는 수용자와 외부 수발업체 간 결제수단으로 우표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금 등의 반입·소지 제한과 마찬가지로 우표의 무분별한 반입·소지를 제한해 교정시설 질서 등을 유지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표 역시 교정시설 내 반입만을 허용해 영치품으로써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상정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우편물 발송 용도로 사용 않고 결제수단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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