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은 장수사진 찍고 특성화고교생은 재능기부

2019-09-02 10:58:15 게재

영등포구 "1·3세대 화합"

서울 영등포구 고교생들이 치매를 앓고 있는 지역 노인들 장수사진을 찍는다. 영등포구는 양평동4가에 위치한 한강미디어고등학교 사진영상과 학생들 재능기부를 연계, 장수사진을 선물한다고 2일 밝혔다.

장수사진은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가 재능 있는 청소년에게 봉사의 기회를 제공하고 치매 노인들은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기획한 사업. 사진을 찍는 과정을 통해 1·3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영등포구 고교생들이 치매노인들에 영정사진을 선물한다. 사진 영등포구 제공


미디어·디자인 특성화고인 한강미디어고 사진영상과 학생 30명이 재능기부에 동참한다. 경증 치매와 가벼운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65세 이상 40명이다. 구는 '순수사진'과 '영상제작' 동아리 학생들로 '치매극복봉사모임'을 꾸렸다. 학생들은 치매에 대한 올라른 이해와 긍정적 인식을 위한 교육을 받은 뒤 사진을 찍는다.

지난달 순수사진동아리부터 치매 교육을 받고 '치매 파트너'에 합류했다. 31일에는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는 노인 10명 장수사진을 찍었다. 오는 18일에는 영상제작동아리가 교육을 받고 이달과 11월에 걸쳐 30명 장수사진을 찍는다. 구에서 관리하는 사례관리 대상자나 지역 내 독거·저소득 치매노인이 대상이 된다. 2학년 최희선 학생은 "치매라고 해서 많이 긴장했는데 다른 어른들과 다를 바 없었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재능기부,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는 학생들 활동이 끝나는 11월 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공유, 봉사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한강미디어고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치매 파트너 교육을 실시, 치매환자와 가족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는 '치매극복선도학교'로 지정할 계획도 있다. 채현일 구청장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치매 노인과 가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원사업으로 가족들 부양 부담을 줄이고 치매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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