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진료비 9년간 매년 7%씩↑

2020-05-04 10:52:17 게재

고령화에 생명보험사 간편보험 등 확대

치매보험은 '지정대리인 청구제도' 활용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령 환자와 진료비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70세 이상의 환자 및 1인당 진료비가 50·60대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는 고령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험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가입 심사를 간소화한 간편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낸 2018년 연령대별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 9년간 70세 이상의 환자 수는 연평균 5.4%씩 늘어나 2009년 304.3만명에서 2018년 490.4만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1인당 진료비는 264.6만원에서 478.7만원으로 연평균 6.8%씩 증가했다.


2008년에서 2018년까지 50대의 1인당 진료비가 연평균 3.9%, 60대의 1인당 진료비가 4.1% 늘어난 것에 비하면 70세 이상의 증가속도는 빠른 편이다.

2018년 연령별 질병 통계에 의하면 1인당 주요 질병 개수는 9세 이하는 6.39개로 높다가 10대 4.29개, 20대 4.10로 낮았고 60대 6.69개, 70세 이상 7.77개로 질병 개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은 50대에 접어들면서 확연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령화에 따른 건강 및 질병 변화 특성에 맞게 생보사 보험상품도 달라지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고령화에 맞춰 가입연령이 확대되고 고혈압, 당뇨병 등 유병력자도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보험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보험나이 20세 이상인 계약자가 부모나 조부모를 피보험자로 하는 계약체결시 보험료를 2% 할인하는 효도장려특약 상품도 있다"고 말했다.

고연령층 대상 보험상품의 경우 61세부터 80세까지 가입 가능하고 최대 종신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있다. 간편심사보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어도 3가지 질문만 통과하면 건강검진 없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말한다. 대신 일반보험상품보다는 보험료가 비싸다.

이밖에 암보험, 치매보험, 건강보험 등의 상품이 주요 보장 내용에 따라 세분화돼 출시되고 있다. 암보험은 50대 이후 발병률이 높은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 진단금을 집중 보장하고 건강보험은 암, 뇌질환, 당뇨, 녹내장, 관절염 등 노인성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식이다. 치매보험의 경우 치매척도(CDR) 검사에 따라 경도치매부터 중등치매까지 차등 보장한다.

고령자가 치매보험에 가입할 때는 '지정대리인 청구제도'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피보험자가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의사표현이 제대로 안돼 보험금 청구가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지정대리인이 보험계약자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2019년 기준 누적 판매된 치매보험 280만여건 중 대리청구인 지정 비율은 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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