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에 다가선 외국인 이웃들

외국인 주민 222만명, 전체 인구 4.3%에 달해

2020-11-09 11:14:27 게재

정부 '2019 외국인현황' 발표 … 전년대비 8.0% 증가

경기도 가장 많이 거주 … 출신국·외모로 차별 느껴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자 등 지난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가 처음으로 221만명을 넘어섰다. 전년도보다 8%가량 증가해 총인구 대비 4.3%를 차지했다. 2009년 100만명을 돌파한 후 9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행정안전부가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활용해 발표한 '2019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국인 주민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221만6612명이다. 지난해 외국인 주민 수를 17개 시·도 인구와 비교하면 8번째에 해당한다. 대구(242만9940명)보다 적고 충남(218만8649명)보다 많다. 전년도 순위는 9번째였다. 특히 내·외국인을 합한 국내 총인구 5177만9203명의 4.3%에 달한다. 외국인 주민 비율은 2016년 3.4%, 2017년 3.6%, 2018년 4.0%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외국인과 이민2세, 귀화자 등 '이주배경인구'가 총인구의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데 매년 다문화 사회에 가까워지고 있다.

맛있게 전 부치기│지난 9월 29일 전북 정읍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 이주여성들과 센터 직원들이 모여 추석을 맞아 전을 부치고 있다. 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가파른 증가세 눈길 = 주목할 점은 외국인 주민 증가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5년 171만1000여명에서 2016년 176만4600여명, 2017년 186만1084명, 2018년 205만462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외국인 주민은 전년대비 16만1991명(7.9%)이 증가했다. 이런 증가세는 출산율 저하로 해마다 감소하는 0∼4세 내국인 수와 비교된다.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0~4세 인구는 2018년 대비 6.4% 감소한 184만2000명이었다. 2017년(207만6000명)만 해도 20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2018년 196만8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외국인주민은 우리나라에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한국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외국인노동자·외국국적동포·결혼이민자) △한국국적 취득자(귀화자) △외국인 주민 자녀 등을 뜻한다.

먼저 한국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는 177만8918명으로 전년에 비해 12만7357명(7.7%)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외국인노동자(29.0%) 외국국적동포(17.0%) 결혼이민자(9.8%) 유학생(9.0%) 순이다. 외국인노동자만 전년에 비해 1만3012명(2.5%) 감소했고 나머지 유형은 모두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42.6%(75만7037명)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11.1%), 태국(10.2%), 미국(4.4%) 순이었다. 체류기간별로는 5년 이상 거주 30.1%(53만4722명), 5년 미만 거주 69.9%(124만2901명), 1~2년 20.2%, 5~10년 미만 19.8%, 1년 미만 18.5%, 2~3년 미만 14.4% 등의 순이었다.

귀화자는 18만5728명으로 전년대비 8813명(5.0%) 증가했다. 출신국가는 중국(한국계) 8만5977명(46.3%), 베트남 3만8469명(20.7%), 중국 3만5199명(19.0%), 필리핀 8921명(4.8%) 순이다. 국적 취득 후 경과기간이 5년 이상인 자는 72.7%, 10년 이상인 자 38.0%, 5년 이상 10년 미만인 자 34.7% 등이다. 외국인 주민의 자녀(출생)는 25만1966명으로 전년에 비해 2만5821명(11.4%)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미취학아동 연령(만 6세 이하) 45.2%(11만3920명), 초등학생 연령(만 7~12세) 39.3%(9만9144명), 중고생 연령(만 13~18세) 15.4%(3만8902명)이다.

외국인 주민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 72만90명(32.5%), 서울 46만5885명(21.0%), 경남 13만4675명(6.1%), 인천 13만292명(5.9%), 충남 12만7057명(5.7%) 순이다. 수도권에 59.4%가 거주한다. 또 총인구 대비 외국인주민 비율은 충남(5.8%) 경기(5.4%) 제주(5.2%) 서울(4.8%) 충북(4.6%) 순이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안산(9만2787명)에 가장 많은 외국인 주민이 거주한다. 경기 수원(6만7073명) 경기 화성(6만5040명) 경기 시흥(5만9634명) 영등포(5만5524명)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주민이 1만명 이상 또는 인구 대비 5% 이상 거주하는 시·군·구는 95개 지역이며 경기 23개, 서울 17개, 경남 10개, 경북 9개, 충남 7개 등이다. 총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은 음성(15.0%) 영등포(14.1%) 금천·포천(13.2%) 안산(13.0%) 등의 순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다문화 학생들 = 이런 외국인 주민 증가세를 가장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은 교육현장이다. 교육부의 '2020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수는 2012년(4만6954명)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14만7378명으로 전년보다 1만153명(7.4%) 증가했다.

학교급별 다문화 학생은 △초등학교 3813명(3.7%) △중학교 5080명(23.4%) △고등학교 1244명(11.1%)으로 늘었다.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전년보다 0.3%p 상승한 2.8%로 나타났다. 부모 출신국을 보면 베트남이 31.7%로 가장 많고 중국(한국계 제외) 23.7%, 필리핀 10.3%, 중국(한국계) 8.3%, 일본 5.9% 등이다. 유형별 다문화학생 비율은 국제결혼가정(국내출생)이 77.2%(11만377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국인가정 16.6%(2만4453명), 국제결혼가정(중도입국) 6.2%(9151명) 등이다. 중학교 내 다문화 학생이 많이 늘어난 것은 2000년대 초중반 결혼이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의 국제결혼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문화학생 비율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이들을 특수한 존재로 해석하기보다는 대한민국 내 보편적 집단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기도교육청은 다문화학생이 가장 많은 안산·시흥을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했다. 교육국제화특구는 다문화가정 밀집지역의 교육력 회복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지역상생발전형 글로벌 인재육성' 유형으로 운영된다. 특구 내에서는 디딤돌학교, 지역 맞춤형 멘토링교육, 찾아가는 다문화 감수성 교육, 교육국제화 특구 내 교육과정 자율화 학교 등의 특색사업이 진행된다.

경기도교육청은 또 2017년부터 안산 가평 김포 시흥 안성 평택 등에서 '다문화 국제혁신학교'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혁신학교는 다문화학생에게 이중언어와 문화·역사를 가르쳐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이해하도록 해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맞춤형교육을 실시한다. 이에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30개 학교를 다문화중점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다문화학생이 한국말로 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경기도교육청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3월 다문화학생과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통합교육을 제공하는 군서미래국제학교 개교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교육은 단순히 상호간 이해교육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 세계시민으로서 공존 협력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가치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며 "다문화국제혁신학교의 모습이 개별 단위학교를 넘어서 학교 교육 전체에 파급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도 안산 원일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31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3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학생들의 출신국가도 10개국에 달했으며 교사 34명 가운데 7명이 이중언어 전담 강사다.

또한 올해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유학생(재적 학생 기준)은 15만3695명으로 전년(16만165명) 대비 6470명(4%) 감소했다.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감소한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학위과정의 경우에는 정부가 온라인 강의를 유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사회적 인식 개선돼야 = 이처럼 외국인 이웃이 급속히 증가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인식은 아직 개선해야 할 게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문화다양성의 가치가 충분히 확산되고 있다'는 항목에서 5점 평균에 3.2점으로 평가했다. '소수자들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된다'에 대한 항목은 3.05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 결혼 이주민은 '문화다양성이 용인되는 사회다'는 항목에서 3.42점으로 평가했으며 '사회문화적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항목에서는 3.09점 평가에 그쳤다.

또한 서울시가 실시한 '2019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 수용'은 81.9%인데 반해 '친구로 수용'은 70.3%로 떨어졌다. 특히 '나 혹은 자녀의 결혼상대로 수용'은 25.2%였다. 난민에 대해서는 각각 49.6%, 34.5%, 5.3% 였다.

우리사회에서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는 요인에서도 '국적'이 7위에 올랐다. 서울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복 응답)에서는 한국어 언어능력(37.13%), 출신국가(35.5%), 외모·피부색(32.5%), 경제력(29.9%), 직업(20.2%) 순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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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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