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전세계가 주목한 구독경제

'취향 저격' 소비자 마음 사로잡는다

2021-01-19 11:13:30 게재

스티치픽스, 정기 의류 코디네이트 서비스

펠로톤, 안방에서 온라인으로 무리지어 운동

스포티파이, 쌍방향 음원 서비스 전세계 인기

코로나19 이후 디지털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패션 음원 모빌리티까지 구독경제가 빠르게 확산중이다. 구독경제 확산은 IT기술과 맞물려 비지니스 지형을 바꾸고 있다. 구독경제로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등장했다. 구독경제 성공 핵심요인은 소비자 개인취향 분석과 맞춤 추천서비스다. 이같은 서비스로 글로벌 기업이 된 구독경제형 모델 3가지를 소개한다.

사진 스티치픽스 홈페이지 캡쳐


스티치픽스

미국 패션 스타일링 플랫폼 스티치픽스는 데이터기반 맞춤형 의류제공기업 성공사례로 꼽힌다. 일정 금액 월구독료를 지불하면 개인이 선호하는 스타일, 사이즈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제안하는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 입장에선 쇼핑 피로도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 선호도에 따라 맞춤화된 스타일링을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 상품검색 절차가 필요없다. 또 받아본 상품 중 원하는 것만 구매할 수 있고 반품 절차도 간단하다.

이 회사는 여러 패션 브랜드 상품을 자체적으로 보관하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마다 맞춤화된 상품을 제안한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이즈부터 쇼핑할 때 기분, 스타일을 가꾸기 위해 소요하는 시간 등 방대하다. 이를 기반으로 상품을 제안하는 스타일리스트 인력만 3000명이 넘는다.

일정 구독료만 지불하면 자유롭게 패션 코디네이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스티치픽스 2021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1분기(7~9월) 실적이 공개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4억9040만달러, 이익금은 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중 매출이 20~25% 증가해 20억5000만달러에서 21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회원이 380만명에 이른다는 회사측 발표도 있었다.

올 들어 팬데믹으로 이름있는 기업들이 파산했던 유통환경을 감안하면 스티치픽스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스티치픽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개인 서비스신청(이용료 20달러)을 하면 선호하는 스타일 등 온라인을 통한 설문 조사를 거쳐 취향에 맞게 선정한 5개 제품을 박스에 담아 고객에게 보내게 된다.

이 과정을 '픽스'(fix)라고 한다. 고객은 3일내에 원하는 아이템을 골라 구매하거나 전체 반품도 가능하다. 20달러 이용료는 구입한 상품가격에 합산되고 5개 아이템 모두를 구매할 때는 25% 할인 가격이 적용된다. 박스 주문은 2주 혹은 월 단위로 가능하다.

스티치픽스가 각광 받는 이유는 IT기술과 스타일리스트 합작이 잘 이뤄진다는 점이다. 스티치픽스는 120여명 데이터 엔지니어와 3000여명 스타일리스트를 투입하고 있다. 또 고객에게 편리함과 기대감을 선물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5개 박스가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스타일을 받게 될지' 기대감과 기쁨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펠로톤 이용자가 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펠로톤 홈페이지 캡쳐


펠로톤

코로나19 확산 속 홈트레이닝(집에서 하는 운동) 관련 구독경제 기업 '펠로톤(Peleton)'이 급성장했다.

2012년 미국 뉴욕에서 존 폴리 등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펠로톤을 설립했다.

실내용 자전거 운동기구가 주력 상품으로 최근에는 러닝머신까지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회사 이름인 펠로톤은 프랑스어로 '자전거 경기에서 여러 사람이 뭉쳐 달리는 큰 무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펠로톤은 단순히 운동기구만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다. 운동할 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홈트레이닝 업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이유다.

펠로톤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운동기구에 부착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인기 트레이너와 함께 실시간 자전거를 탄다. 유명 인플루언서(influencer)와 함께 호흡하며 페달을 밟을 수도 있다. 다른 회원과 함께 경주도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에는 요가, 피트니스 등 다른 운동과 관련된 콘텐츠를 스크린으로 보며 운동할 수 있다.

밀려드는 고객 주문을 펠로톤이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펠로톤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앞두고 별도 할인판매 행사를 하지 않은 정도로 인기다.

펠로톤은 "우리는 물리적 세상과 디지털 세상을 아울러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통합적이고 서로 연결된 운동을 경험하도록 하는 기술기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펠로톤이 판매하는 실내용 자전거 운동기구에는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터치스크린이 부착돼 있다. 기본형 제품 가격은 1895달러다. 여기에 신발·덤벨·물통·이어폰·심박 모니터 장치 등이 포함된 제품은 2345달러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매월 39달러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펠로톤 운동기구 없이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회원권은 12.99달러다.

펠로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매월 39달러를 내고 펠로톤 운동기구와 콘텐츠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 숫자는 133만명이다. 디지털 회원권을 구입한 이는 51만명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137%, 382% 증가했다.

펠로톤이 성장하기 이전 미국에서는 '부티크 피트니스'가 인기를 끌었다. 부티크 피트니스는 실내에서 강사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자전거 강습이 인기를 끌었다.

2006년 설립해 미국 전역에 스튜디오를 둔 '플라이휠'(Flywheel)이나 '솔사이클'(SoulCycle)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플라이휠은 지난해 9월 파산 신청을 했다.

온라인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 성장과 대조적이다.

펠로톤은 철저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스타 트레이너들이 고급 카메라, 조명, 음향 장비들이 갖추어진 화려한 스튜디오에서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해 재미있고 차별성있는 피트니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도 대표적인 구독경제 사례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국내에도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수백만 아티스트에게는 창작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수십억 팬에게는 이를 즐기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K-팝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2014년 K-팝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이용 청취자는 매년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까지 K-팝은 전 세계 스포티파이 이용자로부터 1800억분 이상 스트리밍 되었고, 1억2000만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티파이는 케이팝뿐만 아니라 국내 힙합, 인디, OST, R&B 등 다양한 장르 허브를 구축해오며 전 세계 팬들에게 폭넓은 한국의 아티스트와 음악을 소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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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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