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태양광, 산·농지에서 도시·건물로 와야

2021-05-10 11:38:52 게재

물류창고 공장 등 건물옥상에 설치 늘어 … 서울시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범사업 주목

문재인정부 그린뉴딜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기후위기를 불러온 기업집단에게 면죄부를 주고, 막대한 사업권과 에너지 주권을 갖다바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3일 에너지전환포럼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탄소중립위원회가 주최한 '농민 주도의 에너지전환'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에너지전환은 공감하지만 농촌을 침탈하는 방식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성 초록생명평화연구소장은 "임차농이 50~60%인 농촌에서 논밭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면 거기서 농사짓던 농민들은 아무 소득도 없이 농지를 잃는다"며 "그린뉴딜이 농민들 죽이고 대기업 돈벌이 쪽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붕 옥상에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누수를 차단하고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단열 효과도 있다. 일반 부지에 설치하는 태양광보다 부지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사진 초록생명평화연구소 제공

 
2017년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19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624만5000toe(석유환산톤)이다. 이 가운데 태양열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가 95.6%,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 '신에너지'는 4.4%다.

신재생에너지 전국 생산량은 △전남 17.4% △경북 13.8% △충남 13.3% △경기 10.3% △전북 10.2% △강원 7.9% △울산 5.1% △충북 4.4% △제주 4.1% △경남 4.0% 등이다.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전남(17.9%) △경북(14.4%)이고 신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충남(35.5%) △경기(23.9%)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원별 생산량은 △폐기물(소각) 43.4%(704만9000toe) △바이오매스 25.6%(416만2000toe) △태양광 17.2%(287만8000toe) △수력발전 3.7%(59만4000toe) △풍력발전 3.5%(57만toe) 등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높은 매출과 고용인원, 투자액 등을 보이는 것은 태양광 산업이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 태양광은 △국내 매출 49.8%(2조2197억원) △고용인원 59.2%(7538명) △투자액 84.1%(2103억원)를 차지한다.

신재생에너지 해외 매출 6조441억원 가운데서도 태양광은 75%(4조5310억원)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런 태양광 발전이 산지와 농지를 잠식하는 것이다. 특히 산지 태양광 입지규제가 심해지면서 태양광 패널이 마을로 내려와 온통 농지를 잠식하고 있다. '영농복합형 태양광'이라고 하지만 패널 아래 잡초만 무성한 곳 투성이다.

문재인정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2020년 20GW △2030년 58GW △2034년 77GW 등이다. 에너지기술평가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심 건축물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100GW의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물류창고 옥상부터 태양광을 = 농협(회장 이성희) 경제지주는 7일 농협 밀양농산물물류센터에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고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이번에 준공한 태양광발전소는 물류센터 옥상 2만6320㎡의 면적에 2230KW급의 용량으로 설치되었다. 예상 발전량은 연간 2.8MWh으로 약 700여 가구가 한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에 앞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충북 진천 중앙물류센터(CDC)의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대 1200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1년 동안 약 1400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인천항에 있는 물류창고 옥상도 태양광발전설비로 바뀐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에서 임대하고 있는 물류창고 14곳에 지붕형(Roop-Top) 태양광발전소를 연내에 조성하기로 했다. 인천내항 1·2·3부두 임대창고 14곳의 옥상 규모는 2만5500㎡에 이른다. 태양광발전소 설비에는 92억원이 소요되며 전기는 3MW를 생산한다. 이는 1000가구가 쓸 수 있는 분량이다.

2019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공장이나 물류센터 등 기업 지붕형 태양광 설치 규모는 발전용량 기준 1만7000kW에 이른다. 이는 2019년까지 산업시설 총 누적 태양광 보급용량 1만9827kW와 맞먹는다. 불과 1년여 만에 산업시설에 지붕형을 포함 지금까지 설치된 모든 태양광 시설과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

대표적인 기업 지붕형 태양광은 △귀뚜라미 아산공장(6000kW) △LS전선 인동 사업장(2500kW) △코오롱글로텍 구미공장(1200kW) △BIDC 동원건설(4300kM) △농협 평택물류센터(3000kW) 등이다.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은 일반 부지에 설치하는 태양광보다 부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노후된 지붕 옥상에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누수를 차단하고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단열 효과도 있다.

BIPV가 주목받는 것은 디자인 때문이다. 태양전지에 색깔을 입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나 유기 태양전지를 활용해 건물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다. 사진 한국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협의회 제공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 지붕형 태양광과 함께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도 주목받는다.

2018년 2월에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지붕에 BIPV를 적용했다. 제2교통센터 지붕 위에도 BIPV 시스템 402.48㎾를 설치했다.

여객터미널 지붕 전면에는 PV(태양광발전)시스템 1236㎾를 구축, 5243㎾를 생산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500개 건물에 49MW의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 설명회'를 열어 보급에 나섰다. '고부가가치 건물태양광 협의체'까지 발족했다.

그동안 세계 시장 성장세에 비해 비싼 가격단가 때문에 국내 성장이 느렸던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면서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와 기술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BIPV 시스템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다. 넓은 평지나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과 달리 건물의 외벽 창호 등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태양전지판이 건축자재로 활용되며 태양전지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바로 건물 내부로 공급할 수 있다. BIPV가 주목받는 것은 디자인 때문이다. 태양전지에 색깔을 입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나 유기 태양전지를 활용해 건물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다.

한가지 색이 아닌 여러가지 색으로 건물을 디자인할 수 있고, 다양한 색을 활용해 건물외벽에 그림이나 글씨를 표현할 수도 있다. 색을 낼 수 있는 태양전지판은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로 개발 중이다.


당신들의 그린뉴딜은 어떤 그린뉴딜인가? 탄소환원주의로부터 벗어나고 있는가?
녹색성장론에 갇혀있지 않는가?
기술관료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주의 정치경제체제의 변화를 지향하는가?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가?
기후 불평등으로 나타나는 사회 경제 환경 불평등을 어떻게 이해하며 대처하고 있는가?
풀뿌리사회운동은 어디에 있는가?
'정의로운 전환'을 고용, 보상과 구제의 제공 차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에너지의 공적 소유와 민주적 통제는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

- 김상현 한양대 교수(과학기술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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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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