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시대, 전기차·바이오헬스 존재감 커졌다

2021-09-14 11:54:38 게재

6대 유망 신산업, 올 1~8월 누계 수출액 역대 최고

바이오헬스, 만성 무역적자에서 흑자산업으로 전환

전기차 바이오헬스 등 6대 유망 신산업이 올 1~8월 누계 수출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품목별 8월 수출증가율만 보더라도 전기차 130.8%, 이차전지 10.9%, 바이오헬스 17.1%, 시스템반도체 31.2%, 농수산식품 18.7%, 화장품 20.8%에 달했다. 시스템반도체는 16개월 연속, 화장품은 15개월 연속, 이차전지와 전기차, 농수산식품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전기차 판매 세계 5위 = 전기차 수출은 2017년 9억달러에서 2018년 18억달러, 2019년 32억9000만달러, 2020년 46억800만달러 등 수직상승했다. 올해도 1~8월 40억19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주요 지역별 수출은 전체 전기차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 지역에서 30.5% 늘었으며, 미국과 중동에서도 각각 30.2%, 296.9%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6월 국가별 전기차 판매는 중국이 97만740대로 세계수요의 54.5%를 차지했고, 미국 20만9334대(11.8%), 독일 15만3054대(8.6%) 순이었다. 한국은 4만1112대(2.3%)로 세계 7위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업체별 판매는 테슬라가 39만5984대를 판매해 점유율 22.2%를 기록했다. 이어 SAIC그룹 24만6482대(13.8%), 폭스바겐그룹 16만8822대(9.5%), BYD 9만6179대(5.4%) 순이다. 현대차·기아는 8만8898대를 판매해 점유율 5.0%로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자동차 수출은 국가별 누적 수출액 기준 독일 일본 미국 멕시코에 이어 5위를 유지했으며, 자동차부품은 6위였다.

이차전지 수출은 8월 한달간 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9%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39.3% 줄었지만 대미 수출이 242.6% 늘었다.

주요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충전 인프라 등 여건이 갖춰지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와 생산기업의 제품군이 함께 확대됐다. 이차전지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기차배터리의 경우 우리 기업들 모두 전년 동기대비 두배 이상 성장하면서 세계 점유율 2위(중국 1위, 일본 3위)를 유지했다. 기업별 순위는 1위 중국의 CATL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 2위, 삼성SDI 5위, SK이노베이션 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의료용 진단제품 10대 수출국으로 = 바이오헬스 수출은 8월 한달간 12억4000만달러 수출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이 전년대비 140.1%에 달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크게 △의약품 △의료기기 △헬스케어서비스 등으로 구분된다. 의약품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서 임상시험, 생산·판매 등 전 과정을 포괄하는 산업이다. 신약개발까지 임상단계가 길고, 성공확률이 낮아(0.01% 내외) 기술이전 시장이 활발하다.

세계시장은 2020년 기준 1조2000억달러(약 1400조원) 수준이고, 연평균 3~6% 성장이 전망된다.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규모는 23조2000억원으로, 세계시장의 2%도 안된다. 2020년 수출 84억달러, 수입 73억달러로 식약처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의료기기는 진단·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구·기계, 장치, 재료 등을 말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기술 발달로 공급자(병원·의사) 중심 사후치료에서 수요자(환자) 중심 예방치료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세계시장은 2019년 기준 4053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6% 성장세가 예상된다. 미국 독일 일본의 점유율이 각각 43%, 7%, 7%에 이르는 등 3개국이 주도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7조53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4%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다수의 영세 중소기업(약 3890개)이 경쟁하는 구조다. 만성적 무역적자 구조였으나 지난해 진단키트 수출호조로 사상 첫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수출 순위 세계 20위에서 2020년 5위로 급성장한 후 상반기에도 10위권을 유지(7위)하고 있다. 해당품목은 혈당측정용 검사지, 알레르기 진단 시약, pH 측정용 리트머스 검사지 등이다.

헬스케어서비스는 질병예방관리를 위해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비즈니스 테이터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서비스시장은 2019년 1060억달러에서 2026년 6390억달러로 연평균 29.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은 공신력있는 통계가 아직 없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는 2019년 약 2조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수출, 철강보다 많아 =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2019년 257억달러에서 2020년 303억달러로 증가했다. 이 규모는 철강과 석유제품 수출금액을 넘어선 것으로 우리나라 품목별 수출 5위에 해당한다.

올해는 1~7월 209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조종·제어장치인 프로세서 컨트롤러가 160억달러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증폭기는 올해 7월 누계 1억달러를 막 돌파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이 100.4%에 이르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증폭기는 입력신호(일반적으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신호)를 일정한 비율로 증가시켜 출력측에 큰 에너지로 증가시키는 전자장치다.

산업부는 올해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이 전년대비 7.0% 증가한 318억~330억달러(기준 전망 3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대면 경제활성화와 5G 보급 가속화에 따른 △5G 통신칩 △고해상도 이미지 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요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대만 TSMC의 파운드리 시장 독주에 미국 인텔마저 뛰어들어 백조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며, 경쟁 자제를 요구하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한국의 위상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OMDIA에 따르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점유율 1위(58.6%)를 차지했다. 지난해말 56.9%보다 2.3%p 늘었다. 이어 미국(27.3%), 일본(7.8%), 대만(4.3%) 순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기업별 매출순위에서 2분기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지위를 탈환했다. 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만의 일이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반도체 기억소자 저장장치)는 2017년 세계 11위에서 2020년 세계 1위로 부상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이 자리를 지켰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7년 1.9%에서 올 상반기 23.3%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SSD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1~8월 77억달러로 전년대비 10% 증가세를 기록했다.

◆K-푸드, K-뷰티 인기 급증 = 농수산식품은 8월 8억2000만달러 수출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8.7% 증가했다. 중국·아세안 등 아시아권으로 향하는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K-방역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이미지가 K-푸드로 이어지고, 한국의 편의점 음식·주류 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확대됐다.

면류 15.4%, 기타농산가공품 0.1%, 어육 33.3%, 기타수산가공품 22.1% 등 증가율을 기록했다.

화장품은 매년 연간 수출규모를 늘리며 세계 시장 점유율도 지속 상승해 올해 처음으로 화장품 수출 5위국 반열에 진입(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했다.

화장품 연간 수출액은 2005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8년 63억달러, 2019년 65억달러, 2020년 76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올 1~8월엔 60억달러로 전년대비 30.2% 증가했다.

8월 한달은 전년 동기대비 20.8% 증가한 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 증가율은 메이크업·기초화장품 25.5%, 기타화장품 10.5%, 두발용제품 5.4% 등이다.

SNS 등 다각화된 마케팅 창구를 통해 K-뷰티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주효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률이 확대된 국가에서 야외활동이 서서히 재개되면서 중국·미국·일본 등 주요시장으로의 수출이 모두 늘었으며, 1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가 수출 상승세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석유화학·일반기계는 우리 수출의 든든한 허리"라며 "여기에 바이오헬스·이차전지 같은 유망 품목들이 급성장하며 지금까지 많은 대외 변수에도 큰 흔들림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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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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