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자 588만명인데 자금세탁방지 인력 200명뿐

2022-03-02 11:01:52 게재

일평균 거래액 11.3조

'나홀로 상장' 코인 절반

최고점 대비 70% 하락

가상자산(코인) 투자자가 588만명에 달하고 일평균 거래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섰지만 코인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인력은 2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신고·수리를 통해 29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했지만 코인 거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감시망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9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2021년 하반기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55조2000억원이라고 2일 밝혔다. 국내 총이용자는 1525만명이며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수는 558만명(중복포함)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총거래금액은 2073조원, 일평균 거래금액은 11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20일 기준 일평균 거래금액은 4조2000억원으로 62.8% 감소했지만 적지 않은 규모다. 지난해말 기준 대기성 거래자금인 고객보유 원화예치금은 7조6400억원이다.

거래규모에 비해 코인거래소 인력과 자금세탁방지 업무직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코인거래소 종사자는 1717명, 사업자별로 보면 원화마켓은 평균 239명, 코인마켓은 평균 38명이다. 특히 자금세탁방지 업무 관련 인원은 200명으로 원화마켓 거래소는 평균 18명(7.5%), 코인마켓 거래소는 평균 6명(17%)이다.

FIU는 "임직원수 대비 자금세탁방지 인력 비율은 코인마켓이 높지만 다른 업무 겸직률이 41%로 자금세탁방지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원화마켓 거래소 직원의 자금세탁방지업무 겸직률은 11%다.

FIU는 "이번 조사에서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한 전담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업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258개, 623종으로 이 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403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가 지원되는 가상자산이 전체 유통 가상자산의 65%를 차지하는 것이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대한 평균 취급비율은 원화마켓 24%, 코인마켓 40%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최고점 대비 하락률이 70% 이상인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219개로 약 44%를 차지했다. FIU는 "일부 사업자는 가격 변동성이 큰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취급률을 보이는 만큼 이용자의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을 과반수 이상 취급하는 사업자는 7개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신규 거래지원 건수는 153건이지만 거래중단 329건, 유의지정 215건으로 대규모 거래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신규 거래지원이 거래중단 보다 많은 사업자는 8곳에 불과했다. FIU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해서 전반적으로 신규 거래지원·페지·유의지정수가 감소하며 일부 안정화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코인거래 이용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30대가 31%로 가장 많았으며 40대(27%), 20대(23%), 50대(14%), 60대(4%)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 이용자가 67%로 여성 보다 2배 정도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지난해말 기준 이용자의 56%(313만명)는 가상자산 보유액이 100만원 이하였으며 1000만원 이상 보유자는 15%(82만명)로 나타났다. 1억 이상 10억미만 투자자는 9만명으로 1.6%, 10억원 이상 투자자는 4000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0.1%였다.

FIU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영업 현황과 고객 이용 현황 등을 처음으로 조사·분석한 결과로 가상자산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 제공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사업자가 임의 제출한 자료에 기반하고 아직 대다수 사업자가 영업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지속적 통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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