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차 핵실험 임박했다"

2022-06-08 10:44:50 게재

성김·셔먼 등 미 인사들 잇단 경고 … 강력대응하지만 외교접근법도 유지

한미 당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며 북한 최고 지도부의 결심만 남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국무부 인사들은 연이틀 북한 핵실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 하며 대응방안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7일(현지시간) "북한은 분명히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언제라도 실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회담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다만 김 대표는 '이번 금요일에 핵실험 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는 "시간표와 관련해 난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다. 금요일일지 그 이후일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전체 역내를 매우 불안정하게 할 핵실험을 자제하는 게 우리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게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인 7일 방한 중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추가 제재와 한미방위태세 차원의 조치 등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셔먼 부장관은 "(핵실험은) 세계 안보를 매우 불안정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며 한미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강력하고 분명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핵실험시 어떤 공동비상계획을 마련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알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상당기간 지녀온 우려"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특히 "이것은 긴급상황이며 우리는 여기에 대비돼 있다고 확언할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동맹간에 단합된 논의가 있어 왔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모두 18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 시위를 감행했고 최근에는 핵실험 준비 징후까지 보이며 한반도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성 김 대표는 "핵실험에 최대한 신속히 대응하고 그것이 우리와 국제사회에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요점은 북한이 외교적 길을 찾는데 관심을 보인다면 우린 외교에 대해 더욱 더 포괄적이고 유연하며 열린 접근법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접근 약속에 대한 시한과 관련해서는 종료일이 없다"며 "나는 우리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양측이 우려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외교적 길을 계속 모색하는 데 전념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위한 그간의 노력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이 북한에 지속해서 대화 메시지를 보냈으나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핵 문제나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미국이 공개·비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발신해왔다"면서 "미 고위 인사가 북한 고위인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포함해 직접 또는 제 3자를 통해서 혹은 서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에 가능한 인도적 협력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을 때는 식량 지원도 일부분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면서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의 형태와 협력에 대해서 우리는 열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제안에 대해 북한은 응답을 하지 않았고 협상 테이블 복귀에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이 있고,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이 한반도와 그 너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을 삼가는 게 중국의 이익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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