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활성화 위한 '한국TCFD얼라이언스'

2022-06-28 11:11:31 게재

TCFD, 기후관련 공시 국제표준 될 전망

구체적 공시 가이드라인·전문인력 필요

국민연금 포함한 공적 연기금 참여해야

기후위기와 관련한 정보 공시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과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과 금융기관 등 민간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공시 대응을 위한 민간 협의체 '한국TCFD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기후관련정보공개협의체(TCFD)의 권고안은 현재 국내외의 다양한 기후변화 공시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국제표준이 될 전망이다. '한국TCFD얼라이언스'는 국내 기업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후 관련 정보 공시체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 민간협의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얼라이언스 대표단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맡았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정책 자문위원회 공동대표로 참여한다.


◆55개 주요 금융기관·기업 참여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TCFD 이행력과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민간이 중심이 된 플랫폼 '한국TCFD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참여 기관은 발족일 현재 금융기관 18개, 일반기업 36개, 기타기관 2곳 등 총 55곳에 달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삼성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금융기관은 물론 SK, 현대자동차, 기아, KT,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등 10개 이상이 참여의사 결정 과정에 밟고 있어 향후 참여기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TCFD는 G20의 요청에 따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기후 관련 재무정보의 보고를 개선하고 증가시키기 위해 만든 국제적인 이니셔티브다. 지난해 11월 설립한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에서는 올해 안에 최종 발표할 '기후 관련 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하며 TCFD 권고안을 공시 기준으로 제시했다. TCFD 가 비재무 및 재무적 공시를 통합하는 추세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예상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일관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정량 데이터가 점차 기후변화 공시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TCFD를 의무화 하고 있는 나라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95개 나라에서 3400개 이상의 기관이 TCFD 지지 선언에 동참했고, 우리나라는 106개 기관이 참여했다.

◆한국 TCFD지지선언 106곳, 연계보고는 19곳에 불과 = 하지만 한국에서는 관련 대응이 미비한 수준이며 TCFD권고안에 따라 연계보고를 하는 기업도 많지 않다. 국내 기업들의 TCFD 권고안의 적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 및 TCFD 권고안 적용을 위한 전문 역량 향상을 위한 활동 등이 요구된다.

정영일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경영연구그룹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TCFD 권고안과 연계된 보고를 하는 곳은 19곳에 불과하다.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해도 TCFD 연계 보고를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은 총 41개로 집계됐다. 정 그룹장은 이날 발족식 후 열린 세미나에서 "기후 시나리오 및 리스크 분석방법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이해하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당국의 구체적인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 내에 TCFD를 이행하기 위한 전문인력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정부 차원의 전문인력의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금융회사의 경우, 자체의 탄소배출량보다 금융자산의 탄소배출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고객의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한계가 있고, 대기업 위주의 배출량 정보로 인해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큰데다 부동산 배출량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향후 의무화될 예정인 ESG 공시자료에 대해 자료의 충실성 및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공적연금과 함께 2019년부터 TCFD 컨소시엄 활동 = 일본은 2019년부터 TCFD 컨소시엄을 발족해 TCFD의 중요성에 대한 전파와 함께 일본 기업들의 TCFD 적용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공적연금(GPIF)는 자산관리자들이 평가하는 '우수한 TCFD 보고서'를 운영하며 공시 우수사례를 홍보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기준 총 936개 기업이 TCFD 서포터즈 가입되어 있고, 이 중 300곳 이상이 기존 재무보고서에서 TCFD에 연계 공시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한국TCFD얼라이언스에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기금이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우 의원은 "우리나라 금융에서 가장 중심에 위치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연기금들이 솔선수범해서 참여해야만, 민간기업들의 참여가 독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의원은 최근 ESG 공시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시 의무화 시기를 규모에 따른 적용은 2024년, 전체 상장사 적용은 2026년으로 앞당기는 내용을 담았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우리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기후리스크의 계량화, 재무영향 추정 분석, 시나리오 분석 등 기후관련 정보공개의 기법을 파악하고 적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후정보공개에 대한 서로의 지식과 경험, 정보와 지혜를 공유하고 공생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기회를 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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