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경제' S(스태그플레이션)공포 현실화 우려

2022-06-29 11:38:41 게재

한은 기대인플레 3.9% …10여년 만 '최고'

전경련 BSI 92.6 … 1년 6개월 만 '최저'

경제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경제는 침체로 진입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정도 내다 본 물가상승률 전망 지표인 기대인플레이션은 5월(3.3%)보다 0.6%p 급등한 3.9%로 나타났다.

이번달 기대인플레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달에 비해 0.6%p 급등한 것은 2008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2008년과 이듬해까지 기대인플레가 4%대에 이른 적도 있지만 한달 만에 0.6%p 상승속도는 그때보다 빠르다"며 "물가상승과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최근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4.0%)도 한 달 만에 0.6%p 상승, 물가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달(102.6)보다 6.2p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69)도 전달(84)보다 15p 하락하는 등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경제전망은 비관적이다.

기업들이 내다보는 경제전망도 어둡다. 전경련이 29일 발표한 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다음달 BSI 전망치는 지난해 1월(91.7)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인 92.6이었다. BSI 전망치는 4월(99.1)부터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해 기업이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경련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이 국내외 소비와 기업투자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어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당분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처럼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불투명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가 우려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8일 당분간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했다.

경기도 위태위태하다. 한은이 집계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로 속보치에 비해 0.1%p 하락했다. 건설투자 등이 후퇴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와 수출이 전반적으로 하락추세인 가운데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얼마나 빠르게 살아나느냐에 따라 경기침체 여부가 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만 보면 소비가 경기를 떠받치는 데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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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범현주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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