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기업도 비관적인 앞날

2022-06-29 11:15:11 게재

소비자심리지수, 1년 4개월 만에 100 밑돌아 … 기업경기실사지수, 21개월 만에 최저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이를 판매하는 공급자도 향후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p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종합한 지표이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상대적으로 비관적이라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전달에 비해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 -15p △현재경기판단 14p △생활형편전망 -5p △현재생활형편 -2p △소비지출전망 -2p △가계수입전망 -1p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9)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98)는 전달에 비해 13p 하락했다.

높은 금리수준에 따라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집값 전망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 발표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월(3.3%)보다 0.6%p나 오른 3.9%를 보인 점이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0.6%p 상승 폭은 2008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현재의 물가흐름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제 식량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도 크고, 개인서비스나 외식 등 생활물가와 체감물가가 높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6월 기업 경영실적이 악화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29일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BSI 실적치는 86.1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9월(84.0) 이후 1년 9개월만에 최저치인 셈이다. 전월(97.2) 대비 11.1p나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실제 상당히 나빠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7월 BSI 전망치도 92.6으로 1년 6개월만에 가장 낮다.

7월 업종별 BSI는 2개월 연속 제조업(90.4)과 비제조업(95.1)이 동시에 부진했다. 부문별로는 재고(103.6) 투자(99.7) 수출(99.0) 자금사정(97.1) 채산성(95.8) 내수(95.8)는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고용(103.9)만이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세부 산업별 BSI는 제조업 중 공급망 훼손,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등 영향으로 원자재 수급 차질을 겪고 있는 비금속 소재·제품(57.1)이 가장 부진했다.

섬유ㆍ의복(63.6)도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부진과 재고증가 우려로 전망이 매우 어두웠다.

수출(99.0)과 내수(95.8)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구매력 위축 우려로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99.7)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부정적 경기전망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하회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인한 정부정책의 한계로 어느 때보다 기업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규제를 혁파하고 국제 공급망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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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범현주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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