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태풍위험 확률 증가

2022-07-18 11:30:08 게재

횟수 줄어도 강도는 세져

기후적응대책 재정비해야

지구의 역습이 시작됐다. 인간 활동으로 뜨거워진 지구로 인해 전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서남부와 스페인 등 유럽 남부 지역이 폭염과 산불에 휩싸였다. 여름 날씨가 서늘한 영국마저도 일부 지역에서 적색 폭염 경보까지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이상기후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는 태풍의 위력까지 강하게 만든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있는 북반구 중위도로 태풍이 북상할 확률도 높아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13일 차동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태풍의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아열대 지역 태풍 발생 횟수는 감소하지만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오히려 강도가 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열대보다 중위도 지역의 해수 상승 속도가 빠르다 보니 태풍이 세력을 유지한 채 중위도 쪽으로 올라올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최근 10년 전부터 우리가 알아오던 태풍의 경향과 좀 다른 패턴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태풍의 수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큰 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방재시스템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피해 비용은 2100년까지 최대 2800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제대로 시행할 경우 이러한 누적 피해 비용을 800조원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13일 정휘철 한국환경연구원 국가위기적응센터 선임연구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취약계층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기후변화적응정책은 개인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책임을 지고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다부처 협력 사업 특성상 어떻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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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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