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시 '소진증후군'?

2022-09-08 10:08:54 게재

서울시 공무원 에세이

'나를 살린 20일' 눈길

서울시 공무원이 최근 출간한 에세이가 2주만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사는 직장인들에게 찾아오는 소진(번아웃)증후군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 눈길을 끈다. '나를 살린 20일(사진·불광출판사 펴냄)'이다.


저자는 진옥현 관광산업과 주무관이다. 현재 서울 이야기 발굴, '오래가게' 관광자원화 업무를 맡고 있다.

20년 가까운 직장생활. 일이 주는 성취감과 보람 때문에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참고 넘기던 어느날 한계에 다다랐고 무너졌다. 아무리 쉬어도 피곤하고 우울감만 덮칠 뿐이었다. 어렵사리 병원을 찾았고 '소진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살다간 정말 죽거나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휴가를 내고 산속 작은 암자를 찾았다.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머무는 이도 많지 않은 삼선암. 주지스님과 법당 스님, 수행을 위해 잠시 머무는 선방 스님, 부엌일을 도맡은 공양주 보살이 전부다.

공양시간에는 먹고, 산책하면서 눈을 쉬고, 비구니 스님이나 공양주 보살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만 하는 일도 없고 무엇엔가 쫓기지도 않는 일상이 찾아왔다. 당연히 조바심을 낼 일도 없었다. 그렇게 20일. 불편했던 배앓이가 조금씩 나아졌고 지난날 자신과 주변 사람들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채식과 걷기만으로 살아갈 의지가 회복되는 체험을 했다.

쉼 없이 달리는 직장인에게 20일은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삶을 송두리째 바꿀 정도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로를 바로 보고, 위로하고, 마음을 추스르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때때로 자신을 바라보고 내 안의 나를 위로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며 "그 위로가 소진된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해주고 그 힘이 커져서 주변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고 돌이켰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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