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경쟁률 선호도학과

2023 선호도 학과, 수시 경쟁률로 보니

2022-10-12 11:08:15 게재

교과 전형, 종합 전형, 논술 전형 보는 시각 제각각 … 경쟁률 변화 요인 파악은 필수

수시 전형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기준이나 시각은 다르지만 경쟁률은 수험생의 선호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다. 학과 경쟁률은 평가 요소의 변화나 전년도 경쟁률과 합격선, 사회적 수요, 수험생의 적성과 성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나타난다. 따라서 매년 어떤 학과의 경쟁률이 높게 또는 낮게 형성됐는지를 살펴보는 건 의미가 있다.
2023학년 수시 원서 접수 결과 계열별 선호 학과들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문 계열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와 언론홍보학과, 문화콘텐츠학과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았고 자연 계열은 의·치·한·약학과 경쟁률이 전형과 관계없이 높게 나타났다. 같은 대학에서도 전형별 경쟁률은 다른 양상을 띠기도 한다. 2023 수시 전형별 학과 경쟁률을 살펴보고 이를 분석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수시에서 모든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이다.

올해는 고3 수험생이 감소했지만 N수생이 크게 늘면서 논술 전형과 종합 전형을 중심으로 수시 경쟁률이 상승했다.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은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지원하는 학생의 부류가 겹치지만 논술 전형은 학생부 반영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논술 고사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주로 지원한다.

김용진 서울 동대부여고 교사는 12일 "전형별로 보면 경쟁률이 높은 학과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는 전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에서 대학별, 전형별로 선호하는 학과는 다르지만 대략적인 공통점은 발견된다.

김 교사는 "인문계열은 미디어 계열 학과, 교육학과, 행정학과, 심리학과, 문화콘텐츠학과 등의 경쟁률이 높다. 경영학과는 선호도는 높지만 합격선이 높아서 경쟁률은 대학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며 "자연 계열은 생명과학계열, 의·약학과, 컴퓨터·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등의 경쟁률이 높다"고 전했다.

보통 경쟁률을 살필 때 단순히 전년과 비교해 '상승했다' '하락했다'고만 이해한다. 그러나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전년도와 다르게 경쟁률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했을 때는 전형 요소가 바뀌었거나 또는 전년도 합격선이나 경쟁률이 매우 낮았거나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변수가 있었을 것이다. 이는 학과별 경쟁률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쟁률을 살펴볼 때 모집 인원의 변화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지원할 학생 수는 변화가 거의 없는데 모집 인원이 크게 감소하면 경쟁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올해 중앙대 종합 전형인 다빈치형 인재와 탐구형 인재의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교과전형, 전년도 경쟁률이나 합격선에 가장 큰 영향 = 2022 대입에서 교과 전형이 신설되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2023학년에는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다. 이는 학생부 성적을 정량 평가하는 교과 전형의 특성과 공개된 전년도 합격선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교과 전형은 전형 요소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전년도 합격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년도 합격선과 경쟁률이 현저하게 높거나 낮았다면 다음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교과 전형 확대로 교과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성적대도 다양해졌다. 성적은 안정적이지 않지만 성적에 맞춰 합격선이 조금 낮은 학과를 지원하는 비율이 꽤 높다. 교과 전형에서 의외의 학과가 경쟁률 상위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과 전형으로 의·치·한·약학과를 선발하는 대학은 이들 학과의 경쟁률이 높았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교과 전형에서 학과보다는 대학 위주로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 교과 전형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고려대는 전년도 입시 성적이 낮았던 지구환경과학과가 22.63: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서강대 고교장 추천은 유럽문화학과가 16.33:1, 이화여대는 유아교육과가 13:1로 경쟁률이 높았다.

연세대 학생부 교과(추천형)에서는 시스템생물학과와 생화학과가 13.50: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전년도에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던 대기과학과도 10.20:1로 상당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종합전형, 미디어콘텐츠학과와 생명과학 계열 선호도 독보적 = 종합 전형은 고교 3년간의 학교생활을 토대로 지원학과를 정한다. 경쟁률이 낮다고 학생부 기록과 무관하게 지원하기는 어렵다. 김 교사는 "올해 종합 전형에서 두드러진 점은 생명과학 계열의 경쟁률 상승이다. 보통 의학이나 약학계열은 1등급 초중반이어야 하므로 성적이 부족한 경우 대안으로 생명과학 계열을 선택한다"고 분석한다.

과학 선택 과목 중 '생명과학'의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자연 계열에서 경쟁률이 높은 이유다. 중앙대 다빈치형 인재에서 생명과학과는 종합 전형에서 보기 힘든 99.33: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학 계열에서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전기전자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에 대한 선호도는 꾸준히 높았다. 공학 계열은 기본적으로 산업 구조, 취업 선호도와 직결된다.

인문 계열에서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언론홍보학과 문화콘텐츠학과 등의 인기가 높았다. 이들 학과의 지원자는 방송반이나 교지 편집부 등 전공과 관련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고교 활동이 다른 학과에 비해 많다. 방송작가 PD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이유이다.

◆논술전형, 한 번의 논술 고사로 합격 결정, 일단 상향 지원 = 논술 전형은 최근 학생부 반영 비율을 낮추고 논술 고사에 집중하는 추세다. 허준일 대구 경신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논술 전형은 한 번의 논술 고사로 결정되기 때문에 누가 합격해도 이상하지 않고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누가 합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다. 따라서 논술 전형에서는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과 학과를 과감하게 선택한다"고 전한다.

원서 접수 결과 자연 계열은 성균관대 약학과 457:1, 경희대 약학과 204.75:1, 성균관대 의예과 489.2:1, 중앙대 의학부 238:1, 건국대 수의예과 441.83:1 등 의·치·한·약학 계열의 경쟁률이 높았다.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지만 수능 전 논술 시험을 치러 다른 대학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 연세대 치의예과도 99.80: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양대 생명공학과 149:1,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 104.20:1, 중앙대 생명과학과 92.83:1 등 생명과학 관련 학과의 경쟁률 상승도 두드러졌다. 그 밖에 이화여대 컴퓨터공학 전공 64.00:1,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79.17:1,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99.35 :1 등 컴퓨터 관련 학과의 경쟁률도 높았다.

인문 계열은 연세대 경영학과 75.86:1, 심리학과 75.33:1,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107.22:1, 정치국제학과 99.67:1, 경희대 한의예과(인문) 339.4:1,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93.17:1,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81.2:1, 관광학부 224: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hellela@naeil.com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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