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홍길 신언중학교 교장

"신언서판(身言書判) 사성제 교육으로 행복추구"

2015-03-02 13:46:19 게재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시작하면서 눈앞 성과보다, 아이 인생을 멀리 내다보는 교육을 고민 했습니다"

신언중학교 김홍길(57)교장 말이다. 자유학기제 초기에 학부모들의 반대도 심했다. '공부 안하고 노는 학교', '연구는 무슨, 아이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학력 떨어지고 학원비만 더 들 것' 이라며 항의했다. 김 교장이 나서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을 하겠다'며 부모들을 설득했다.

김 교장은 2013년 9월 울산 삼산고교에서 교장공모제로 언양 신언중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자신이 평소 갈구하던 교육철학을 학교경영계획서에 담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신언중학교를 인성과 학력 중심의 모델학교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학생을 주연으로 교사는 조연으로 설정하고, 학생중심 수업으로 방향전환을 제시했다.

교사 혼자 하는 독백수업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는 것. '꿈이 있는 학생', '존경받는 교사', '신뢰받는 학교'를 경영목표로 삼았다.

김 교장은 "언제까지 교육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 교사의 존재감과 교권을 살려야 한다 "며 교사들을 설득했다.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핵심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 4성제(四成制)'를 제시했다.

김 교장은 "신언서판은 신언중학교에 잘 맞은 프로그램"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교육 백년지대계' 기초를 세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신언서판은 당나라에서 인재를 등용할 때 인물을 판단하는 4가지 기준으로, 현재 상황에 맞게 구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신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언은 친구, 이웃과 소통하는 사람, 서는 예술적 감수성과 소양을 갖춘 사람, 판은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판단력을 지닌 사람으로 교육하겠다는 의미다.

인성함양과 학력증진을 기반으로 하는 '연어형 인재교육'도 교육목표로 제시했다.

연어의 생태적 회귀본능을 자신의 성장 배경인 부모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 비유한 교육철학이다. 김 교장은 자신의 교육철학과 자유학기제가 만나 새로운 융합교육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학교에서 사회적응력을 기른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아 갈 것이라 믿는다."며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학교, 우린 그런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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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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