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원 기자의 외교 포커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첫 방한

'날기 시작한 코끼리'와 경제협력 확대 서둘러야

2015-05-06 11:47:19 게재

첨단산업 협력 가능 … '메이크 인 인디아' 제조업 육성정책도 기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18일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5월 당선돼 인도의 경제개혁을 이끌고 있는 모디 총리는 취임 후 한국을 처음 찾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네피도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때 양자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모디 총리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11월 미얀마 국제회의센터(MICC)에서 열린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네피도<미얀마>=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중국 경제성장률 추월한 인도 =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모디 총리의 인도 경제개혁정책은 사회간접자본 및 IT인프라 확충과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모디 정부가 경제 효율성 개선과 구조 개혁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금융기구들은 이미 그러한 기대를 전망치에 반영했고 이는 하향세로 전환한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대비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로 16년 만에 중국의 경제성장률(6.8%)을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은행도 올해 인도 성장률을 7.5%로 전망했고 2017년에는 8%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인도 성장률이 7.8%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디노믹스의 주요 슬로건 중 하나는 '메이크 인 인디아'이다. 제조업 분야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모디 총리는 인도를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제조업 허브로 육성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 구상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모디 총리는 "민주주의(Democracy), 인구(Demography), 수요(Demand)를 모두 제공하는 나라는 인도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모디 총리의 이러한 자신감의 바탕에는 인구 증가추세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12억3000만명을 기록했고 중국은 13억5000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인도는 증가세로,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이르면 2020년, 늦어도 2025년이면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이면 인도가 세계 최대인구 국가가 되는 것이다.

류정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은 "인도가 중국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시대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엔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라면서 "인도가 중국으로부터 성장엔진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략적, 지정학적 중요성도 높아 = 인도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강조되는 지금, 인도는 해양진출의 발판이 되는 곳이다,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간파한 미국은 인도와 손을 잡고 미국-인도-호주-일본을 묶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펴면서 아세안 국가를 포섭하고 인도와 갈등관계인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를 떠나서 인도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의 핵심국가로 자리매김해왔다. 또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몰디브, 부탄, 아프가니스탄 8개국으로 이뤄진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의 맹주이기도 하다. 1973년 남북한과 동시 수교한 인도는 우리에게도 외교안보적 중요성을 가진 국가다. 이와 관련해 류 심의관은 "인도는 남북한과 관계를 공히 가지고 있고. 남북문제에 있어서 우리를 지지해 줄 수 있다면 굉장히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산, IT, 항공우주 분야 협력 가능 = 인도의 정치경제적 중요도가 높은 데 비해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이번 모디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인도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인도간 무역규모는 200억달러 수준이며 인도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4년 현재 3.0%로 인도의 11위 수입대상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인도와 고부가가치 분야 등에서의 협력이 커지면 빠른 속도로 교역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세계 4위 군사대국으로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여지가 크며 항공우주, IT 등 첨단산업 분야 에서도 우리의 파트너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인도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 양국이 맺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모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추진으로 인해 향후 건설장비 및 기계, 인프라 관련 제품 등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인도 CEPA에서 협상이 제외됐거나 양허에서 제외된 품목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CEPA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의 맹주인 인도와의 관계강화는 나머지 SAARC 국가들과의 관계개선과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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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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