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원 기자의 외교·통일 포커스│북, 당 창건 70주년 맞아 대규모 열병식 준비

올해는 축제 분위기에 '애민 지도자 김정은' 부각

2015-10-07 11:11:09 게재

김정은, 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주석단에 첫 등장 … 2012년엔 육성연설

지난 2010년 10월 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이 행사는 사상 최초로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생중계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2년 4월 '김일성 탄생 100돌 경축' 열병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당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처음으로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미 그해 9월 김정은에게는 대장 칭호가 부여됐고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돼 당과 군의 지위를 가진 상황이었다.

열병식에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에게 열병 신고를 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자리한 것은 북한이 3대 세습을 공식 선언한 것으로 해석됐다.

2012년 열병식서 김정은 첫 육성연설 =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0년 열병식을 통해 차기지도자로서의 등장을 알렸다면 2012년 4월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0돌 기념 열병식에서는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지도자의 철학을 부각시켰다.

특히 이 열병식에서 김 제1위원장은 처음으로 육성 연설을 해 관심을 모았다. 약 20분간의 연설에서 김 제1위원장은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 실현을 위해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야 하며, 군은 '인민을 돕자'라는 구호를 계속 들고 인민을 위한 좋은 일을 더 많이 하여 인민의 군대로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면서 "만난시련을 이겨내며 당을 받들어 온 우리 인민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며 인민을 강조했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2011년 12월 31일 최고사령관직을 승계한 김 제1위원장은 앞서 열린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돼 당·정·군의 최고자리에 오른 상황이었다.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의 위치에서 맞은 2012년 열병식에서 김 제1위원장은 육성 연설이라는 방식을 통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공표했다.

2013년 북중 친선 강조 = 정전 60주년을 맞은 2013년 7월 27일 북한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또다시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북한이 정전 기념일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한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었다.

지난해 육성 연설을 선보였던 김 제1위원장은 2013년에는 연단에 서지 않았다. 대신 중국 사절단 맞이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중국에서는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했다.

김 제1위원장은 리 부주석과 나란히 앉아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6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하고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며 특별대우했다.

중앙보고대회에서 보고자로 나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조국해방전쟁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이 보여준 국제주의적 모범은 조중(북중) 친선의 역사에 빛나는 장을 기록했으며 우리 당과 인민은 이에 대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북중간 우의를 강조했다.

보고대회 다음날 열린 열병식에서도 북중친선을 과시하는 모습은 계속됐다. 주석단에서 김 제1위원장의 바로 왼쪽에 리 부주석이 위치했고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김 제1위원장과 리 부주석과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열병식이 끝날 즈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주석단 주위를 돌며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중국과의 친밀도를 과시하려는 북한의 자세는 그해 2월 3차 핵실험으로 소원해진 북중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제스처로 해석됐다.

올해 열병식에서 신무기 과시 관심 = 오는 10일로 예정된 올해 북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는 대규모 인원과 무기가 동원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규모 에어쇼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창건 70주년 행사인 만큼 2012년과 2013년 열병식에 등장했던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신무기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군사력 강화와 경제 발전을 강조해왔던 만큼 올해 열병식을 앞두고 경제 치적에 대한 홍보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종합봉사선 무지개호가 건조됐으며 지난 3일에는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가 완공됐다. 이와 함께 8월 1일자로 사면을 단행하고 전체 장병·근로자에게 특별상금을 주는 등 각종 시혜적 조치도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올해 열병식에서 새로운 노선을 발표하는 등의 정책 변화 없이 경축행사 위주로 당 창건 70년 행사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치 경제 등의 성과를 포장해 김정은이 애민 지도자임을 선전하며 체제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외교 분야에서는 류윈산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기로 결정돼 재차 북중관계 복원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쿠바와 동남아 국가 사절단을 초청해 외교관계 다각화를 대외 성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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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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