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자유학기제'를 찾아서│경남교육청

"지역사회와 협업, 지원모델 창출"

2016-08-22 10:23:47 게재

'교사연구회' 교실수업 개발해 공유 … 소규모 학교 1:1 컨설팅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통한 교육 변화를 꾀하고 있다. 관련법을 제정하고 진로교육, 체험처 확보, 학부모 대상 설명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성공 여부는 교육주체인 교사와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학교 교장, 교사들이 어떻게 준비해서 운영하는가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유학기제 성공신화를 창조한 교사들이 전하는 "선생님, 자유학기제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를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

경남 함안 호암중학교 류군자 교사가 8월3일 교육부가 마련한 '자유학기 실천사례 연구대회'에서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류 교사는 '중학생 맞춤형 인문학 수업'이라는 주제로 국어교과 영역 연구사례 결과를 공개했다. 자유학기제 시행 초입에 학생 본인의 생각과, 중학생 맞춤형 인문학 수업이 왜 필요한지 이유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여기에 △학습자의 특징 △중학생 맞춤형 인문학 수업의 정체와 특성 △수업준비와 실천 내용 공유 △국어과 성취기준 분석 △선택 및 적용 공유 △인문학 수업자료선정 내용 △표현중심의 교수학습 방법 적용 사례 내용을 공유했다. 토론과정에서는 자기평가 체크리스트, 일반학기와 연계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참여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꿈 동아리로 운영했던 골든타임 119를 창원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운영했다. 사진 경남교육청 제공


이날 경남 창덕중 이종수 교사도 동아리 활동 영역 연구과정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s) 프로젝트학습' 활동 사례 과정을 전국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진로희망별 동아리와 댄스동아리를 꿈꾸던 아이들이 절망에서 LTI프로젝트학습으로 다시 일어서는 과정도 자세히 소개됐다. 유명치어리더를 멘토로 만나, 새로운 도전과 성취를 통한 비전을 설계하는 과정에 참석 교사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학교별 규모·지역 격차, 공동교육과정으로 극복 = 지난해 경상남도는 272개 중학교 중 237개교가 자유학기제를 운영했다. 전체 중학교의 87%에 해당하는 수치다. 통영, 사천, 밀양, 남해, 하동, 산청 등 6개 교육지원청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호응도가 100%에 가까웠다. 1학년 2학기에 운영하는 중학교가 228개교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2학년 1학기와 2학기가 각 4개교, 1학년 1학기에 운영하겠다는 학교도 있었다.

자유학기제를 담당하는 서성덕 경상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경상남도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지역별, 학교별로 처한 환경이 매우 다양하다. 교육청과 학교, 그리고 지역 인근 학교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자유학기제에 맞는 교육과정과 체험활동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남 지역도 초기에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었다.

2013년 처음 시행당시 자유학기제에 대한 개념과 용어도 낯설었다. 자유학기제 시범학교들은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우려와 걱정에 시달렸다. 특히, 경남 지역 중학교 중 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학교부터 400명 이상의 학교까지 다양해 학교 급별 차이나 지역간 인프라 격차가 심했다.

경남 지역의 기업을 찾아다니며 자유학기제 현장체험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매우 컸다. 두산중공업, 국방과학연구소, 대우조선, 종합정비창 등 학생들이 찾아가 체험을 하기엔 거리가 멀었다. 체험 기회가 된다 해도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견학수준에 불과했다.

소규모 학교일수록 개별 학교가 자유학기활동과 체험활동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규모중학교 공동교육 과정 운영 및 체험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소규모중학교 2~3개교를 묶어서 자유학기활동과 체험활동을 공동으로 운영했다. 진로체험 활동은 교육지원청 소속 통학버스를 이용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쿠키를 만드는 꿈 동아리 학생들이 쿠키 판매 수익금을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지원하겠다며 참여 했던 LTI프로젝트 학습. 사진 경남교육청 제공


2~3개 중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니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사들의 자유학기활동과 체험활동에 대한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됐다.

상승기류를 탄 경남도교육청은 자유학기제 안착을 위해 지역사회와 손을 잡았다. 지역 기업과 단체 등에서 진로체험체를 제공하겠다며 자발적 참여가 줄을 이었다. 교육청은 우수 체험처를 선정해 '우수체험처 인증패 수여'하며 지역사회 참여를 유도했다.

경남교육청은 지역별 특수성을 감안해 16개 지원청에 총 21개의 거점학교를 운영했다.

올해 처음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37개교에는 1:1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했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교육과정 개선과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교사연구회, 교육과정과 수업 모델 개발 = 경남 중학교 교사들은 53개나 되는 '자유학기제 교사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각 학교에서 운영했던 자유학기제 교육과정과 평가 방법을 공유한다. 수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각 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취지에 맞는 교과수업개선을 추진해나간다. 결과는 교사 중심의 설명 수업에서 블록타임을 통한 활동 중심 수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 수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나아가 교과 별 융합 수업과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자유선택활동, 프로젝트 수업 등이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자유학기제 수업 변화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김기동 경남 대청중학교 교사는 "수시로 자유학기제에 관한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설득을 했지만,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수그러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덕중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유학기제 취지가 좋은 건 알겠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학교가 연구학교냐. 우리 아이들이 실험용 쥐냐"는 학부들의 하소연이 담긴 편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는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아이들은 부모생각과 달리 '학교생활이 즐겁고 재미있다'며 부모들에게 학교생활을 전해줬다. 이어 서서히 자신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하며 학습 동기를 찾아갔다. 학생들의 변화가 부모들의 생각을 바꿔놓기 시작한 것이다.

경남 자유학기제 성공신화를 쓴 교사들은 "교육의 목표는 자기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그간 우리는 배우는 자체에만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지식 습득은 했지만, 표현능력은 떨어졌다"며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프로젝트 수업, 토론 등 다양한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의 표현력이 향상됐고 교실수업이 살아나고 있다"고 자유학기제 효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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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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