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人 이야기│⑥ 송재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38년간 중소기업계 파수꾼 역할

2017-02-13 10:41:28 게재

중소기업 3불 개선에 노력

중기청 첫 토종 차장 출신

1980년 공업진흥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중소기업청 개청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으며 중기청 산파 역할을 했다. 중소기업청 출신으로는 첫 '차장'에 올랐다.

송재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6일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09년 퇴임한 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을 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기에 중소기업 상황은 매우 악화되고 있었다. 경제민주화 바람을 지속시키며 중소기업을 한국경제의 중심에 세우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다. 중소기업 3불(거래불공정, 시장불균형, 제도불합리) 현상을 개선하는데 늘 앞장섰다.

이렇게 8년을 보낸 그는 2017년 2월 6일 상근부회장을 내려놓았다. 중기중앙회 역사상 최장수 상근부회장으로 기록됐다. 공직생활 30년을 포함해 38년간을 중소기업 분야에서만 일한 그가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간 것이다.

6일 퇴임한 송재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발자취다. 송 전 상근부회장에게는 '토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토종'은 그의 꿈이자 부담이고, 아쉬움이었다.

2009년 5월 당시 차장 이임사에서 "'토종'이라는 꼬리표를 가진 최초의 차장이었다. 그만큼 항상 무언가 모범을 보이고 잘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특히 그는 꿈을 강조했다. "이제 중소기업 육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부로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부심과 당당함이 언젠가는 '토종 청장'을 배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부' 주장이 금기시 되던 시기였기에 그의 발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자유인으로서 조직과 능력의 한계로 정부 내에서 못다 외친 마디마디들을 기회가 되면 메아리쳐 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약속을 8년간 지키려 노력했다. 그가 말한 '중소기업부' '중소기업 중심 경제'는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현실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는 6일 퇴임식에서 "진정한 중소기업시대의 도래를 보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며 정부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IMF 외환위기와 지금의 국가위기 중심에는 대기업이 있다. 대기업 중심 경제의 위험은 두번으로 그쳐야 한다. 중소기업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길만이 경제 양극화와 청년 실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가 조용하면서도 할 말을 하는 성격은 운명적이다. 나이가 들어 임신한 모친은 낙태하려 보건지소를 찾았다. 운명인지 담당의사가 없었어 그는 태어날 수 있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나는 '덤 인생'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담아놓지 못하는 성격도 이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그에 대해 "충직한 중소기업 파수꾼으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한다. 송 전 부회장 자신도 "상근부회장 직책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업무라고 자부하고 두번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일을 했다. 대기업 국회 정부 연구기관 등과 업무협의를 할 때 후회없이 할 말은 했다"고 평했다.

"한국경제 미래는 중소기업에 있다. 나는 영원한 중소기업인으로 남을 것이다." 자유인으로 돌아간 송 전 상근부회장의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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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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