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석구 충남대 환경소재공학과 교수

"사회면역체계 구축이 치료 해법"

2017-03-06 10:31:44 게재

'도시목질화 사업' 제안

목재로 도시인 삶 변화

"통기가 안되는 아파트 벽에 편백나무 몇 개 붙인다고 아토피가 사라질까요? 목재활용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방 한 칸의 좁은 범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강 교수는 일명 '자살방지탄'으로 불리는 목탄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 교수가 개발한 목탄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전호성 기자

강석구 충남대학교 환경소재공학과 교수가 아토피 치유와 치료의 대안으로 '사회면역체계 구축'을 주장하고 나섰다. 아토피, 자살, 왕따 등 청소년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들은 '사회질병'으로 규정하고 사회환경 개선으로 치료할 것을 주장했다.

강 교수는 최근 'Woodism(우디즘)'이라는 상표등록을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에서도 마쳐 세계 숲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디즘'이란 인본주의나 자연주의 같이 목재를 이용한 도시와 도시인의 삶의 변화를 이끈다는 생각을 표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즉 편안한 도시의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강 교수는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디즘을 통한 '도시목질화(Woodism-city Project)' 사업을 제안했다. 인간의 주 생활공간인 도시에 목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가치'를 만들어 가자는 게 핵심이다. 도시 사람들이 친환경주의나 자연회귀적인 새로운 개념의 가치를 찾기 시작하는 것도, 숲과 숲의 부산물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잘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실제 숲이라는 공간이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도시로 돌아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2015년 통계청 기준, 한국 도시지역 인구 비율은 92%에 달한다. 이중 주된 주거형태는 아파트로, 아파트 점유율은 70%에 가까워 세계도시 중 독특한 주거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건강한 삶을 설계하려면 '도시목질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디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강 교수는 아파트의 주 재료인 콘크리트 건축물을 아토피질환의 주범으로 꼽았다. '우디즘'을 통해 콘크리트 건축물에 목재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를 제안한다. 특히, 아토피 고민으로 목조주택을 찾는 젊은 층이 늘고 있어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이미 내화성 보강기술로 10층 이상의 고층 목조건물이 탄생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 목재는 높은 단열성, 소음과 습기를 조절해 실내 공기질 개선에 우수한 건축자재다. 국내 목조주택 보급이 년간 1만4000호를 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도시에서의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충분조건이 목재를 활용한 주거공간이다. 도시목질화 사업은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주거 교육 문화환경 등 새로운 삶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고령화사회에 따른 노인치매 예방, 숲 치유학교 등 폭넓은 문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아토피 질환의 주요요인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를 숲에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치료효과로 이어진다는 게 강 교수의 진단이다. 목조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나무에서 나오는 음향효과와 소리조절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천연목재가 내뿜는 테르펜은 심신안정과 항균효과가 크다.

천연목재를 사용할 경우 합성수지 등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유해화합물 및 폼알데하이드로로 인한 새집증후군 등 아토피 발병 원인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편백 등 나무에서 나는 향기는 진정효과가 매우 높고 소취작용 퇴치작용 살충작용 항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미래 새로운 주거 공간 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강 교수는 최근 일명 '자살방지용 번개탄'이라고 불리는 성형(목)탄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캠핑시장 확대로 인해 성형탄(번개탄)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나 유해가스 발생으로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어 대안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체 자살자의 15.4%가 번개탄(가스중독)으로 이어지고 있어, 일산화탄소가 저감된 착화탄(번개탄)의 개발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 교수는 "숲의 산물인 목재를 이용한 일터와 삶터 그리고 쉼터를 만들어서 사회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증대하고 이러한 사회가 '우디즘'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며 "인간이 행복한 삶을 설계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시목질화' 사업이 정착돼 후손들에게 새로운 친환경 국가를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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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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