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기업의 비밀│⑫ 도너랜드

세상에 없었던 점토완구 만들었다

2017-03-20 13:47:54 게재

'천사점토' '뽀송이모래' 등 22개국 수출 … 글로벌 전문기업이 꿈

작은 문방구 업체가 24년 후 클레이(점토)완구를 20개국에 판매하는 수출기업이 됐다. 최근에는 사막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 모래 완구를 수출해 화제가 됐다.

김주영 대표가 회사 주요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점토 기술혁신으로 일군 성과다. 대표적인 제품이 칼라요술점토, 슈가클레이, 천사점토, 뽀송이모래, 미니어처미니놀이, 천사크림도우, 몬스터액괴 등이다. 이중 천사점토는 나노소재를 이용한 인조펄프로 만들어 무게가 지점토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인펜으로 칠하면 그대로 색상이 변하고, 손에 묻지 않는 게 특징으로 2004년 출시 이후 10억개가 넘게 팔렸다.

자연친화적인 원료와 보습제 오일 등으로 먼지를 일으키지 않고 바이러스 감염 걱정이 없는 뽀송이모래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레이 완구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진흙점토가 아이들의 무한 상상력을 키우는 첨단 소재 완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점토완구 전문기업 도너랜드(대표 김주영)의 이야기다. 도너랜드는 국내 점토완구 시장의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2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에는 완구의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점토완구시장은 약 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도너랜드는 올해 15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도너랜드는 1993년에 문방구 가게로 시작했다. 도너랜드의 성장은 김주영 대표의 인생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노래가 좋아 고등학교 때부터 성악반 활동을 했던 김 대표의 첫 직장은 KBS였다. 직장생활 수년만에 누구나 선망하던 회사를 부인 몰래 그만두고 문방구를 시작했다. 우연히 찾아간 서울 남대문의 한 문구도매점 풍경이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꿔 놓은 것이다.

"매장에 가득한 온갖 종류의 문구와 완구를 팔고 사는 사람들의 활기에 반했다. 그동안 안정적인 직장생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장난감이 주는 순수함과 설렘이 좋았다."

초기에는 학습준비물을 주로 판매했다. 반품과 재고가 쌓이자 완구대여업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부모들의 완구에 대한 생각을 알게 됐다.

1990년 초에 EQ(감성지수) 열풍이 불면서 지점토, 찰흙 공예가 인기를 끌자 점토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가장 많이 이용하던 지점토는 무겁고 사용하기 불편했다. 김 대표는 직접 점토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밀가루를 이용한 점토를 개발했다. 하지만 밀가루는 햇빛에 노출되면 금방 말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의 도움으로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천사점토' 개발에 성공했다. 천사점토는 도너랜드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효자상품이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기술력'과 '안전성'이다. "기술력만이 살아남는 길이고, 아이들 제품인 만큼 먹어도 안전해야 한다. 요즘도 대학과 공동으로 세상에 없는 안전한 물질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의 꿈은 '글로벌 점토전문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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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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