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 이야기 │⑩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디지털지도 국외반출은 정보주권 포기"

2017-05-26 10:21:38 게재

20년 경험담은 책 발간

활용사례와 미래 제시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후배들과 창업했다. 회사 설립 2년 후 세계 최초로 실제 지형을 인터넷상에서 3차원(3D)으로 구현(3D GIS)했다. '구글 어스'(Google Earth)보다 무려 7년이나 앞섰다.

2016년 구글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국외반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자 '지도반출 반대' 대표 주자로 나서 구글과 맞섰다.

20년째 공간정보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있는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의 발자취다. 김 대표는 국내 공간정보시스템(GIS) 분야 1세대 중 대표 선수로 꼽힌다. 그가 최근 20년간 경험을 담은 '공간정보이야기'를 펴냈다.

김 대표는 "'공간정보 이야기'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공간정보의 활용사례와 앞으로 미래에 바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자료집 형태로 만들었다가 여러가지 콘텐츠를 더하고, 언론에 기고한 내용과 강의한 자료를 새롭게 추가했다.

김 대표는 제4차 산업혁명과 공간정보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짧지만 우리나라 공간정보산업이 걸어온 길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책을 집필했다.

공간정보는 지상 지하 해양 대기 등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말한다. 공간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위도와 경도, 지도상의 좌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공간정보는 이미 우리 생활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활용되는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첨단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활용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구글의 '한국 정밀지도 반출 요청' 사건, 그리고 이어진 포켓몬 고 한국 출시는 우리에게 새삼 '공간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 지도를 해외로 가져가기 위한 구글의 집요함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 김 대표는 '지도 반출'을 반대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정밀 디지털지도정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구글의 신사업에서 지도의 효용은 가히 절대적"이라며 "만약 지도가 구글에 공개된다면 국내 신사업은 구글의 손안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지도정보와 위치정보가 없다면 내비게이션 기반의 사업모델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드론 무인자율자동차 등 신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 대표가 "공간정보는 국가의 전략자산으로 지도 국외반출은 정보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이유다.

현재 김 대표의 '3D GIS' 기술은 청와대를 비롯해 국정원 국방부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등 정부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GIS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료비시스템즈와 퍼시픽컨설턴츠에 '3D GIS'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공간정보이야기'에는 김 대표의 시련이 녹아있다. 그는 2008년 경쟁사 음해로 '지도의 사찰(절) 정보 누락' 사실이 정치문제로 번져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업들과는 수년간 'GIS 기술 무단 도용 소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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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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