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희성 서울시 청년 명예시장

"청정넷은 1년짜리 시민교육 학교"

2017-06-07 10:59:18 게재

'참여하는 시민되는 경험'

중앙정부에도 협의체 제안

"특별한 규약이나 규정은 없어요. 고르게 발언하자, 혐오발언은 말자,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도 먼저 듣자…. 이런 정도를 문화로 공유하고 있을 뿐이에요."

김희성(사진) 서울시 청년 명예시장은 "(청년정책네트워크는) 특별한 보상도 벌칙도, 권한도 활동수당도 없지만 열의가 뜨겁다"며 "청년들 삶에서 정책으로 포괄되지 않은 부분을 찾아내고 자신의 고민을 얘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정넷은 '보통 고민을 하는 청년들'이 모인 공간이다. 올해 참여자 300여명 가운데 70%가 '사회활동 경험이 없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희성씨에게도 마찬가지다. 2014년 청년허브에서 주관하던 청년혁신활동가사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는데 생각보다 문턱이 낮았다.

"압박 면접이 없고 모집·선발 과정부터 기존 방식과 달랐어요. 사업장 담당자가 소위 말하는 을(乙)이 돼요. 급여나 근무시간 같은 민감한 질문을 하면 도리어 '일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거나 '급여 이외에 어떤 혜택이 있다'는 설명을 하느라 급급하다고 할까요."

문턱이 낮고 드나듦이 자유롭지만 청년들은 적극적이다. 김희성 명예시장은 청정넷이 '1년짜리 시민교육 학교'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이 바로 개개인의 이해와 연결되지는 않지만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아가면서 시민이 되는 경험을 한다"며 "시정질의나 제안이 정책·사업화되는 걸 보면서 시민으로서 자존감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만들어낸 청년정책 핵심은 새로운 틀과 형식이다. 일자리에 국한된 청년정책을 청년의 삶을 포괄하는 종합정책으로 전환했다. 김희성 명예시장은 "전에는 청년정책이라고 하면 실업수당이나 취업성공패키지 두가지뿐이었는데 청년수당 희망두배통장 등 정책 대상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스스로 만든 정책이기에 더 애착을 갖는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다른 지자체나 정부 부처와 비교해 열린 조직이에요. 물론 '꼰대'같은 태도나 민원인으로도 여기지 않던 시절이 있었지만 점차 동등한 관계로 인식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청년정책도) 매년 조금씩 개선이 된다"며 "정책이 실행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새정부 들어 서울 청년들 역할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희성 명예시장은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될 청년수당을 비롯해 청년정책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기대된다"면서도 "여전히 중앙집권적 시각, 여전히 일자리 중심인 정책방향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만으로 부족하다"며 "서울시 청년기본조례같은 청년기본법과 함께 청년 당사자와 협의할 논의기구가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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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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